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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일 대원국제中 교장 "평가지표 조정해 '지정취소' 의도 유치해"

강신일 대원국제中 교장 "평가지표 조정해 '지정취소' 의도 유치해"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이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대원국제중학교 교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0.6.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강신일 대원국제中 교장 "평가지표 조정해 '지정취소' 의도 유치해"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지정취소 처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평가지표상 문제를 계속 지적했다.

변경된 평가지표가 국제중 지정취소를 전제하고 구성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대원국제중은 서울시교육청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기자회견을 분석하면서 청문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강신일 서울 광진구 대원국제중학교 교장은 12일 학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지정취소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세웠던 근거를 두고 학교현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원·영훈국제중 '국제중 지정취소' 결정을 발표하면서 청문절차를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원·국제중 지정취소 이유로 국제전문인력 양성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저조한 점을 들었다. 강 교장은 "말레이시아와 몽골 등 자매결연을 한 해외 학교 학생과 대원국제중 학생들이 글로벌 이슈를 정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자매학교로 가서 포럼도 연다"라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 요구한 것에 맞는 것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해외 프로그램이 골프체험이나 수학여행식 체류활동이 대부분이었다는 서울시교육청 주장도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맞섰다. 강 교장은 "1학년이 어학형 스포츠연수를 갔는데 개인 선택에 따라 수영이나 골프 등 여러 종목을 할 수 있었다"라면서 "사회통합전형(기회균등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을 포함해 10여명이 골프를 선택해 열흘 일정 중에 하루 체험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원국제중은 특히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하다'고 평가한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사회통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 중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해외교류도 100만원씩 모두 지원했고 정부와 교육청 지원을 합치면 사회통합전형 학생이 학교 교육에서 배제되는 경우는 실질적으로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또한 두 국제중이 연간 평균 1000만원 이상 학비를 받으면서도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교육비 수준이 일반 공립중학교 수준이다"라면서 "1000만원 받아서 1인당 약 60만원 내외로 교육비를 집행했는데 인건비 제외하고 취약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평가에 사용한 성과지표와 성과지표별 내용을 보면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00만원 이상일 경우 3.0점, 8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2.1점, 80만원 미만은 1.2점이다. 강 교장은 "어떤 학교든 학교 전체 운영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라면서 "교육청이 요구한 대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산정해보니 금액이 몇 만원밖에 안 나왔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평가에서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을 산정할 때 인건비·목적사업비·수익자부담경비를 제외하도록 했다. 2015년 평가에서는 수익자부담경비만 제외하도록 했다.

강 교장은 "원어민 교사 같은 경우 한국인 교사와 다른 측면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별도 명시하고 포함해 계산하니까 나온 금액이 60만원이다"라면서 "부산시교육청 평가지표에는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항목이 없고 경기도교육청 평가지표에는 5년 전과 같이 수익자부담경비만 제외하도록 했다"라고 비판했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1인당 재원지원 정도는 2015년 운영성과평가 당시와 등급별 판단 기준은 같지만 국가·지자체·교육청 지원금 제외라는 단서가 추가됐다. 강 교장은 "단서로 달린 부분을 제외하면 학교가 지원하고 싶어도 300만원을 다 못 지원한다"라면서 "300만원 이상 지원하려면 학생들에게 매달 20만원~30만원가량을 용돈으로 주는 수밖에 없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평가에서 기준점수를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올렸다. 서울시교육청은 "등급 간 배점 비율 축소에 따라 기준점수가 조정된 것으로 보통·미흡 점수가 상향 조정됐다"라면서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으면 기준점수 70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 지적사항 감점도 5점에서 10점으로 자사고·자율고·특목고 평가와 형평성을 고려해 상향 조정됐다.

대원·영훈국제중은 지난 11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2015년 평가지표에 비해 국제중을 재지정하지 않겠다는 교육감 의지가 반영되도록 평가지표가 조정됐다"라면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외고·일반고 전환이나 국제중 일반중 전환을 자기 성과로 홍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강 교장도 "5년 전에 평가지표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학교를 운영해왔다"라면서 "지금 와서 평가지표를 바꾼다면 어떻게 평가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대원국제중은 서울시교육청 평가지표가 부산·경기 등 다른 시·도교육청과 비교해도 학교 측에 불리하도록 설계됐다고 봤다.

학교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학교 구성원 만족도'를 놓고 보면 올해 경기도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은 모두 학생·학부모·교원 만족도가 4.0 이상일 경우 각각 5점씩 15점을 부여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학생·학부모·교원 만족도를 4.5 이상일 경우 각각 3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대원국제중은 "학생·학부모·교원 세 항목에서 각각 4점대 초반으로 만족도를 획득한다면 서울은 6.3점을 받지만 부산과 경기는 15점을 얻는다"라면서 국제중 평가에 지역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교장은 "기준점수를 경기와 부산과 같이 70점으로 높인 것 말고는 같은 게 없다"라면서 "우리 학교도 경기와 부산 기준이었으면 통과됐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표기준이나 평가점수를 조정한 것을 보면 유치하다"라면서 "지정취소를 의도했으면서도 교육청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부정하는 것은 더 유치하다"라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국제중 운영성과 평가는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처럼 국제중 폐지 정책의 일환이 아니다"라면서 "지난 5년간 운영성과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대원·영훈국제중은 앞으로 진행될 청문과정에서 평가지표와 평가기준이 지닌 문제점을 제기할 계획이다. 강 교장은 "마지막 기대는 전북 전주 상산고처럼 교육부 부동의를 받는 것이다"라면서 교육부까지 동의하면 국제중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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