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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다시 불붙었다

애틀랜타 총격사건 일파만파
사망 흑인, 경찰과 몸싸움 벌이다
테이저건 빼앗아 도망도중 총맞아
해당 경찰은 살인죄 기소 가능성

美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다시 불붙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나이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흑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할리우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이달 연례 행진을 준비하던 성소수자 모임은 이번 시위에 함께 참여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과 연대를 선언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디캠 공개 결과 사망자는 경찰의 정당방위 주장과 달리 도망가다 등 뒤에 총격을 받아 현지 검찰은 이번주 안에 기소 혐의를 확정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웬디스 매장을 불태웠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다음날 애틀랜타의 85번, 75번 고속도로 교차지점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이달 연례 행진을 준비하던 성소수자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합류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뉴욕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흑인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 반대 시위를 벌였고 워싱턴DC에서도 백악관 앞에 위치한 라파예트 공원과 도심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대 일부는 수도 교외 365번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워싱턴DC 당국은 지난주 철수시켰던 주방위군을 다시 배치했다. 미 전역에서 13~14일 사이 최소 36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지난 12일 27세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패스트푸드점인 웬디스 앞에서 술에 취해 차량 진입로를 막아 경찰 검문을 받았다.

14일 공개된 경찰의 바디캠에서 브룩스는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다. 현장에 출동한 경관 2명은 브룩스에게 혈중 알콜농도 측정 결과 조지아주 만취 기준인 0.08을 넘는 0.108이 나와 더 이상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경관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갑자기 도망치려 했고 다른 경관의 테이저건을 잡아채 달아났다. 웬디스의 CCTV에는 도망가던 브룩스가 따라오는 경찰을 향해 무언가를 겨누는 장면이 찍혔다. 도주하던 브룩스는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해당 경관은 브룩스가 자신에게 1발 이상의 테이저건을 쐈기 때문에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검시 당국은 부검 결과 브룩스가 등에 2발의 총격을 받아 장기파열 및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14일 브룩스가 타인을 위협하지 않았다며 총을 쏜 경관이 살인 혹은 과실치사로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소 혐의는 이르면 17일 공개될 예정이다.

거리로 나선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이번 사건이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이 체포 도중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여당 내 유일한 흑인인 팀 스캇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CBS방송에 출연해 "브룩스의 죽음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 및 다른 사건들보다 확실히 덜 분명하다"며 "이번 사건을 앞서 사건들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