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총학생회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적 패스제 도입과 등록금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윤홍집 기자
대학가에서 '선택적 패스제'를 두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18일 집회를 열고 "학습권을 보장하라"며 학교 측을 규탄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과 등록금 반환 요구를 골자로 하는 '연세인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체열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약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학생요구 응답하라" "불통행정 규탄한다" 등의 항의 구호를 외쳤고, 학생회관 정면에는 "학교 본부는 불통행정과 책임회피를 멈추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붙었다.
집회에서 권순주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 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호해야 할 학교가 학생의 권리를 묵살했다"라며 "학생들은 더이상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본부는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고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라"며 "2020학년도 1학기에 발생한 전반적인 학습권 침해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배상하기 위해 등록금 일부를 환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이 공지된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유지할지, 혹은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만 성적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지난 8일 연세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선택적 패스 도입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부정행위로 인한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등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 측이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 통보하는 등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은진 문과대학 학생회장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할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학생들은 실질적인 요구를 전달해왔지만 학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학교는 내부결정의 이유를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확립되지 않은 평가방식과 해결되지 않는 부정행위에 학생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은결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학생들은 단순히 패스·논패스 거부 때문에 분노한 게 아니"라며 "학교는 학생들의 상황을 외면한 채 성적 평가에 대한 공지도 보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예상한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처리했고 언제나 기다리라고만 했다"며 "학교는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대학별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연세대는 소통하라"는 문구를 포털사이트에서 집중 검색해 실시간 검색어로 띄우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탓에 지난 16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창에는 '연세대는 소통하라'는 내용의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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