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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통관 사칭 신종 사기 피해 급증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세관 통관을 빙자해 관세나 통관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세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 민원이 대폭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세관 통관을 빙자한 금전사기 피해를 입은 민원인의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세관 통관을 빙자한 사기 수법은 혼인빙자, 물품보관, 외교행낭 등 형태가 다양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억류(통관 보류)된 물건의 원활한 세관 통관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해 피해를 입히는 건 동일한다.

특히 사기범들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상에서 특정 직업군이나 미모의 이성을 가장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후 돈을 가로채는 금전사기 수법(로맨스스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수개월씩 공을 들이고 오래된 신뢰 관계를 악용한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기존 보이스피싱 수법과는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혼인빙자의 경우 결혼이나 이성교제를 전제로 연애 감정을 유발한 후 생활비, 예물, 용돈 등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선물을 보냈으나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고 속여 고액의 통관수수료를 요구한다.

물품보관은 비공식 경로로 입수한 금괴나 달러를 피해자의 집주소로 보냈으니 무사히 도착하면 그중 일부를 사례하겠다고 속여 관세, 운송비 명목으로 송금 요구하는 사례이다.

외교행낭(본국 정부와 제외공관 사이에 문서를 주고 받기 위해 사용되는 일종의 문서 발송 가방)은 특별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특이점을 악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킨 후 운송에 필요한 경비를 요구하는 사례이다.

장기간 SNS 메신저로 신뢰 관계가 형성된 피해자는 일단 사기 수법에 걸려들면 금전 피해를 입고도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추가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관 통관을 사칭한 사기 피해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물품사기’ 피해로써 여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에 비해 해당법령에 규정된 피해구제를 받기도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위에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 하고 있어 실제로는 금융기관이 사기 이용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세관은 해외에서 국내로 보냈다고 하는 반입물품(수입물품)의 통관과 관련한 내용으로 사기가 의심되면 세관에 문의하는 등 사실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볼 것을 권고한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사기범을 철저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