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 1200만장 만들고 대남확성기 재설치
남쪽 상대로 '심리전' 지속 의지 밝히는 北
北 확성기 설치하면 우리 軍도 시설 복구 예정
【파주=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지난 2018년 5월 1일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내 설치되어 있는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다시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최전방 지역 DMZ 일대 여러 곳에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설치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40여곳에 설치했던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대북 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기점으로 남북관계가 다시 급경색 국면에 들어가자 다시 설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북관계의 파탄을 선언하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고 이후 대남 삐라를 1200만장이나 제작하는 등 심리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번 대남 확성기 재설치 역시 같은 차원으로 풀이된다.
판문점 선언에는 "(2018년)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대북 삐라를 살포한 탈북민 단체와 삐라 살포를 막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결국 '최고존엄(김정은)'을 모독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 남쪽이 먼저 남북 간 합의를 깬 만큼 자신들도 판문점 선언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편 군 당국도 북한군이 확성기 시설을 설치하면 철거했던 시설을 복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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