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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주식투자 열풍, 스트레스로 '뒷목' 잡는다

[파이낸셜뉴스]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움직임을 빗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하지만 주식투자에 너무 심취할 경우 대어를 잡으려다 자칫 뒷목부터 잡게 될 수 있으니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주가하락에 따른 잦은 스트레스 등 개인투자자들의 좋지 않은 건강 습관과 주의해야 할 경추질환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김하늘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코로나19가 불러온 주식투자 열풍, 스트레스로 '뒷목' 잡는다

■개인투자자 절반 이상,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거래 비중은 55.27%로PC를 제치고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 시 올바른 건강 습관을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아래로 떨군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개를 숙인 자세가 반복되면 앞으로 쏠리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경추(목뼈)와 주변 근육, 인대에 큰 부하가 걸리고 이 과정에서 근육통, 두통 등이 유발된다.

실제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한즈라즈 박사의 2014년 연구에 의하면 앞으로 고개를 15도만 기울여도 목에는 12.2kg의 부담이 실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개의 기울기가 커질수록 목에 작용하는 하중은 점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30도 각도에서는 18.1kg, 60도에서는 최대 27.2kg까지 늘어났다.

경추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은 경추의 퇴행을 가속화시키거나 경추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추간판(디스크)의 손상을 야기해 경추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한방에서는 목디스크를 비롯한 경추질환 치료에 추나요법을 시행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비뚤어진 뼈와 근육, 인대의 위치를 교정해 신체의구조·기능적 문제를 해소하는 치료법으로 목 특정 부위에 쏠리는 압박을 해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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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여 장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습관은 목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주가 하락 스트레스…척추 전체 영향
'동학개미'들을 비롯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활발한 정보 검색을 통한 단기 투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주가 변동에 민감하고 다양한 종목들의 시세를 확인하느라 주식시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쌓여만 간다.

미국 번스타인 리서치와 중국 푸단대학교공동연구팀의 2011년 연구논문을 살펴보면 주가지수가1% 하락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사망률이 1.9% 늘어나며, 증시의 변동 및 종목 시세를 자주 확인하는 습관은 심리·육체적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는 목 건강과도 큰 연관성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관들이 수축되면서 전신 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 피로하거나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 뒷목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추의 긴장 상태가 이어질수록 머리의 무게는 목 전체에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고 경추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는 도미노처럼 척추 전체에 영향을 미쳐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골반불균형 등 추가적인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침·뜸치료가 도움이 된다. 침치료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경직된 근육과 인대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줘 주변 조직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뜸치료의 경우 따뜻한 기운을 경락에 불어넣음으로써 기혈과 경락을 소통시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기력을 강화하는데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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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등을 펴주는 습관은 목 건강 및 자세 관리에 도움이 된다.

■올바른 자세·스트레스 관리해야
목디스크를 비롯한 경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습관이 필수다. 머리가 앞으로 내밀어지지 않도록 귀, 어깨, 골반이 일직선상에 놓이도록 해야 목의 부하를 줄일 수 있다. 기지개를 켜듯 가슴과 등을 자주 펴주는 습관도 자세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화면 상단을 눈높이와 맞추고 화면 중앙이 눈높이보다 약 10도 아래로 오도록 하면 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취미, 운동, 명상 등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통해 제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휴식 시간에 온찜질이나 온수 샤워로 뭉친 목·어깨 근육을 풀어주면 스트레스 관리와 피로 해소에 일석이조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해 컨디션 관리에 나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생한방병원 김하늘 원장은 "경추질환은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돼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만큼 평소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주식투자를 통해 자금을 불리는 것도 좋지만, 목 건강 관리에 소홀할 경우 수익 이상의 비용과 노력을 경추질환 치료에 쏟아야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