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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북 평화 메시지 "사이좋은 이웃 되자"

6·25전쟁 70주년 기념식 참석
"北에 우리 체제 강요할 생각 없어
전쟁 끝내기 위한 노력 나서주길"
"국민 안전·생명 위협시 단호히 대응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안해"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 직접 맞아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아"

文, 대북 평화 메시지 "사이좋은 이웃 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70년 만에 돌아온 전우들을 대신한 참전용사 류영봉 이등중사의 복귀신고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온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를 직접 맞이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인 25일 북한을 향해 "사이 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며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경기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 기념사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껏 고조되던 한반도 긴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지시'로 숨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과의 '상생' 및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체제경쟁 이미 끝났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며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북한 체제에 대한 분명한 인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며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 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15분가량 진행된 기념사에서 19차례나 '평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물론, 남남 갈등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아직 우리는 6·25전쟁을 진정으로 기념할 수 없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 억제 및 평화 저해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면서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군사적 행동 등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文, 대북 평화 메시지 "사이좋은 이웃 되자"
[성남=뉴시스] 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국군전사자 유해 봉송을 바라보고 있다. 2020.06.25.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文, 국군 유해 147구 직접 맞아

이날 기념식은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 유해 봉환과 함께 열렸다. 행사 주제도 6·25전쟁 당시 국가를 지키려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영웅에게'로 선정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온 국군전사자 유해를 직접 맞이한 뒤 유해봉환 가족 6명과 행사장에 동반 입장했다. 봉환 유해들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신원은 사전에 확인돼 가족들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40구는 행사장 내에 설치된 영현단에 안치돼 행사를 함께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오늘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백마흔일곱분 용사의 유해를 모셨다"며 "용사들은 이제야 대한민국 국군의 계급장을 되찾고 7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슬프고도 자랑스런 일"이라며 "지체되었지만, 조국은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 예우를 다해 모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