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부산시의회 이산하, 신상해, 오원세, 손용구 의원의 모습.
【파이낸셜뉴스 부산】 내주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올드보이'들이 귀환을 알렸다.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의장, 부의장, 7개 상임위원장) 선거 후보를 선출한다.
시의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의장 후보에는 3선 이산하(남구4), 재선 신상해(사상구2), 초선 오원세(강서구2)·손용구(부산진구3) 의원 등 4명이 등록했다.
전반기 두 명의 후보였던 선거전이 4파전으로 확대되면서 전선은 커지고 구도는 복잡해졌다. 현재 구도는 크게 신상해 의원 대 반 신상해 의원으로 나눠진 가운데 2순위 득표를 위한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후보 등록을 마무리 지으면서 각 후보들은 민주당 41명 의원들을 상대로 이번 주말 막판 구애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후반기 의장 입후보 면면을 보면 전반기와 달라진 점은 ‘남성’과 ‘연륜’으로 대변되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전반기 제8대 부산시의회에선 △사상 첫 지방의회 권력 교체 △최초 여성의장 △평균 연령 52세 △초선 41명 △야당 몫 부의장 할당 등을 기록하며 지역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3선 구의원 출신인 박인영 의장 선출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1991년 시의회 개원 이후 27년 만의 첫 번째 여성 의장이자 역대 의장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부산시 의전서열 2순위에 올랐다. 급기야 지난 4 ·15 총선에선 금정 지역구 후보 차출까지 거론되면서 주가를 올렸다. 결국 불출마를 하긴 했지만 지역 의원들에게 ‘의장=총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예전에 비해 의장의 상징성과 몸값을 크게 올려놨다.
그런 만큼 후반기는 더욱 치열하고 혼돈의 선거전이 펼쳐졌다. 다만 그 흐름이 이제 여성보다는 남성, 파격보다는 안정에 쏠린 양상이다.
전반기 당시 초선 의원이 지도부를 이끌면서 의정이 다소 미숙했고, 일부 의원 사이에선 의회 본연의 역할에 대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크고 작은 갈등 사안이 발생할 때 중재 역할이 사라지면서 편이 갈렸다.
즉 후반기 의장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회를 이끌어갈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최연소 민주당 지도부가 뭘 크게 잘못한 건 없다. 하지만 어떤 갈등에 나서줄 중재자가 없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은 네 명의 입후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네 명의 공통점은 남성이며, 원내외 정치경험으로 인한 연륜이 묻어난다.
나이 또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 41명의 평균 나이인 54세에서 손용구 의원(52세)를 제외한 나머지 세 의원 모두 상회하고 있다.
나이를 차치하고도 이번 의장 선거의 입후보 네 명이 보여주는 의미는 파격이 아니라 안정적인 의회의 운영을 최우선으로 삼은 듯하다.
결국 선거의 당락을 가르는 것은 민주당 의원들 기저에 깔린 정통성이 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주류 세력의 반감으로 인해 신상해, 이산하 의원을 지지하는 표심이 커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의원들이 어디에 표를 던질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반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중앙 정치와 연을 쌓아온 오원세 의원과 부산진구의회 구의원부터 시작해 지역 민심을 다져온 손용구 의원을 중심으로 막판 결집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전반기에 박 의장이 너무 많은 포커스를 받았다. 여기에 약간의 반감이 깔리면서 나눠 가져야 한다는 심리가 있다”면서 “연륜이 부족해서 생기는 시행착오도 있었기 때문에 상하좌우 소통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민주당 의장단 선관위는 오는 29일 오후 1시 의장과 부의장, 원내대표, 각 상임위원장 최종 후보를 선출하고, 다음 달 3일 열리는 제28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의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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