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자극적 말·허위정보에 '정규직 논의' 훼손…"고민 계기 돼야"

자극적 말·허위정보에 '정규직 논의' 훼손…"고민 계기 돼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연봉 5000만원 소리질러', '로또 취업 vs. 조금 더 배웠다고'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에서 자극적인 허위 정보와 발언이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터넷에 등장한 허위정보로 인해 이번 논란이 본질과는 관계 없이 감정적인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박탈감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고민 등 본질적 논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 정규직 논란, 허위정보로 갈등 심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청원은 24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그러나 일부 부정확한 정보가 있어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청원 게시자는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알바몬(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 같은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알바가 보안검색 요원이 될 수는 없으며, 단독 근무를 하기까지 1년 이상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서류전형,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필기전형, 면접 등 채용절차를 거친다"고 해명했다.

공공기관이 '풍문'에 대해 해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허위정보로 인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오해가 불거지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이다.

부정확한 정보가 언론을 통해 가짜뉴스로 둔갑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에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만원 소리 질러"라는 카카오톡 대화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이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 허위 정보다. 인천공항 노사가 임금 3.7% 인상에 합의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 임금은 385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허위정보는 일부 매체에서 그대로 보도되며 공신력을 얻어 '가짜뉴스'로 비화됐다.

■ "자극적 말 걷고 본질 논의해야"
여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도 논란을 더하는 모습이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같은 현장지도다. 인국공 '로또 취업'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했다.

취업준비생의 박탈감을 폄하하거나, 정부를 북한에 빗대는 등 대한 과도한 비판을 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근본적으로 노동 시장에 대한 고민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정규직과 여당, 정규직과 취업준비생 간 감정적 갈등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층의 박탈감을 줄이려는 논의가 훼손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정치인과 SNS 등지에서 자극적 용어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이 우리 사회 노동과 정당한 임금에 대한 솔직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