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라자루스 차크웨라 대통령이 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선서를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에서 부정선거 논란으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실시해 야당 후보가 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말라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앞서 23일 실시된 대선 재투표 결과 야당을 이끄는 라자루스 차크웨라 후보가 전체 440만표 가운데 58.57%인 260만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피터 무타리카 현 대통령은 170만표 득표에 그쳤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열린 대선에서 약 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교정액을 사용해 투표용지를 고치는 등 광범위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지에서는 수개월 간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사법부는 지난 2월에 선거 부정을 이유로 대선을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27일 "말라위 역사상 최악이다"고 말했다. 그는 재선거에서 집권당 소속 모니터 요원들이 구타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선거를 지켜본 말라위 인권위원회는 선거가 평화롭고 투명하게 치러졌다고 밝혔다.
차크웨라 후보는 선거 결과가 알려지자 "밤새 춤을 출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이는 말라위 국민들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로 5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법원이 대선 결과를 무효라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역대 2번째지만 재선거 이후 정권이 바뀐 경우는 처음이다. 케냐 법원은 지난 2017년에 대선 결과를 무효라고 보고 재선거를 지시했으나 야당측이 선거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진영이 재선거에서도 승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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