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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풀린 돈 사상 첫 3000조 돌파… 투자처 못찾은 대기자금 넘쳐난다

4월말 기준 광의통화량 3018조
정부 추경 확대·대출 증가 영향

시중통화량이 3000조원을 넘어섰다.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재정투입이 확대되고 기업·가계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0.50%로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3차 추가경정예산도 빠르게 풀릴 예정이어서 시중통화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늘어난 유동성이 수시입출식 예금, 머니마켓펀드 등에 유입돼 투자 등 경제활동에 원활히 투입되지 못하고 부동자금화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2가 3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M1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유동성이 낮은 장기 금융상품은 제외된다.

4월 한달간 M2는 34조원(1.1%)이 늘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M2보다 현금성이 짙은 M1도 같은 달 1600조3000억원으로 나타나 처음으로 1000조원을 웃돌았다.

시중 유동자금 급증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악화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과 기타 금융기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각각 22조2000억원, 10조3000억원, 7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기타부문은 8조4000억원 감소했다. 지방정부의 재정 집행 등으로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요구불예금 등이 감소했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15조1000억원, 2년 미만 외화예수금 등 기타 금융상품 8조5000억원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특히 2년 미만 외화예수금 확대와 관련,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의 현금성자산 확보 노력 등으로 3월 이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역대 최대 추경 집행에 속도를 내는 것도 시장에 막대한 돈이 풀리게 된 요인이다.
정부는 올 들어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 재원의 90% 이상을 집행했다. 이에 더해 35조1000억원의 역대 최대 추경 또한 6일부터 집행된다. 아울러 한은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뒷받침한 것도 시중 유동성을 확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