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겨울… 성층현상 지속되어
썩는 기간도 늘면 수질 더 악화
봄부터 시작한 성층현상 계속 확인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2016~2020년 수질 결과 발표
산소 부족해 생물 살 수 없는 Dead Zone
넓게 형성, 매년 대량 폐사 반복
용존산소 문제 해결 없이는 수질 개선 불가능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새만금호의 용존산소량을 확인하기 위해 채니기를 통해 선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군산=김도우 기자】 6급수 새만금호 수질이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왔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20년간 4조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수질 개선 사업을 벌였으나, 새만금호가 계속 썩고 있으며 겨울이 짧아져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6월) 새만금호의 수질을 조사해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조사 결과, 물속에 층이 생겨 순환이 안 되고 바닥부터 썩어가는 현상이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나타나는데 겨울이 따뜻할 경우엔 이 현상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새만금 지역 환경과 문화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시민들 모임이다.
‘조사단’은 새만금호 곳곳에서 수심별 수온과 염도의 변화,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용존산소량), 바닥층의 상태 등을 조사해왔다.
조사를 통해 최근 5년간(2016~2020년 6월)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수심 3m 밑으로 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구역, 데드존(Dead Zone)이 만들어져 집단 폐사가 발생하며, 바닥층은 시커멓게 썩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지난 6월 5일과 10일 새만금 만경강 수역의 수심별 용존산소량(DO) 조사에서도 수심 3m 밑으로 죽음의 구역이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형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은 "해수 유통을 결정하고 수문 2개만 열면 된다, 왜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만금호 내 만경강 유역의 2020년 6월 수질 조사 결과. 3m 밑으로 ‘염분성층화’로 인해 용존산소량이 1리터당 5mg 이하로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Dead Zone)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로축은 농도, 가로축은 수심, 두꺼운 검은 선이 용존산소량
내부준설은 수심 깊게 만들어 수질 악화시키는 요인
새만금 매립 현장에서는 매립토가 부족해 새만금 방조제 안쪽 바닥을 깊이 파서 매립토로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심이 깊어져 성층화가 일어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수질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 준설 작업은 수심을 3m보다 더 깊이 파내게 되어 있다. 수심이 깊어지면 성층화가 나타날 때 깊은 물속엔 산소가 없어져 모든 생명체가 죽어버리게 된다는 것이 조사단 주장이다.
조사단은 “염분에 의한 성층화와 저층수 수질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내부 준설을 지속한다면 성층화의 면적만 더 넓어지고 수질은 더욱 악화되는 결과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층화 및 저층수 수질에 대한 관리 방안부터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2016~2020년 새만금호 수질 조사 결과, 약 3m 아래로는 용존산소량이 5mg/l 이하로 떨어져 생물이 살 수 없는 층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 표=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제공
해수 유통만이 죽음의 층 형성 막을 수 있어
조사단은 또 “일반적인 바다와 민물에서는 표층과 저층의 밀도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온도에 의한 성층화가 일시적으로 일어나지만, 새만금호에서 일어나는 염분에 의한 성층화는 그보다 훨씬 강력하게 층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만금호와 같이 수심이 깊고 넓은 곳에서는 염분 성층화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며 “결국 해수유통이라는 자연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나라들이 연안을 막지 않는 것은 공학적으로 염분에 의한 성층화를 막을 길이 없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도 실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고 주장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