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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불안불안… 몰카탐지업체 문 두드리는 여성 급증

경찰 적발 불법촬영 연간 6000건
직접 찾기 힘들어 업체 문의 폭주
휴대용 몰카탐지 기기 판매 늘어

"혹시, 나도" 불안불안… 몰카탐지업체 문 두드리는 여성 급증

#. 10여 년간 불법도청 탐지 서비스를 해온 A사는 최근 포털사이트 광고 문구를 '몰래카메라 탐지'로 바꿨다. 도청보다 몰래카메라 탐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문의가 도청과 휴대폰 해킹에 대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몰래카메라 탐지를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몰래카메라(몰카)를 찾아내는 탐지 서비스가 유망 업종으로 떠올랐다.

합의 없이 성관계 장면이나 알몸을 촬영하는 불법촬영 범죄는 경찰에 적발되는 것만 연간 6000건에 육박한다. 범죄 특성상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몰카 사각지대에 빠진 여성들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종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몰카탐지 업체 문의 폭주

업체들은 통상 전자기기가 방출하는 미세주파수를 잡아내는 기기와 적외선으로 렌즈를 탐지하는 기기 등으로 몰카를 탐지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초소형 카메라 전부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이들 업체들은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몰카를 탐지한다고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원래 여러 가지 이유로 감시를 받게 되면 몰카보다는 도청이나 이런 게 일반적이라서 도청탐지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았다"며 "몇 년 전부터 성행위 몰카범죄가 늘어나며 주문이 오고 있는데 실제로 몰카를 발견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자체나 관련 업체 이외에 개인들이 문의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현장에서 발견하지 못해도 한 번 검사를 받고 나면 그제야 안심이 된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휴대용 몰카탐지 기기도 인기다.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하는 휴대용 몰카탐지 기기는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남자친구가 몰카탐지 기기를 선물했다는 강모씨(34·여)는 "직업상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할 때가 많은데 연예인 신세경씨가 숙소에 설치된 몰카를 찾아냈다는 기사를 보고 걱정하니 남자친구가 (몰카탐지기를) 사줬다"며 "몰카는 찍히고 나면 피해자가 어디 알리기도 민망해 불편해도 꼼꼼히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몰카를 적발하기 위해 연간 서비스 방식으로 탐지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공공기관내 화장실과 탈의실에 설치될 수 있는 몰카를 연중 감시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된 사업 제의를 받은 A씨는 "연간 토털 서비스 방식으로 몰카를 방지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면서 "공공 서비스를 하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공급을 공략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몰카범죄 진화로 탐지업종 성행

국내 불법 촬영 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몰카 탐지 업종의 확산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외 웹하드 사이트 등을 통해 몰카 피해 영상이 유출되면 피해구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다.

7일 여성가족부와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여가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상담·삭제·수사 지원건수는 2019년 한 해 동안 매달 7000건을 넘어섰다. P2P, 포털사이트 검색, 성인사이트 등 다양한 공간에서 수만 건의 관련 게시물이 삭제요청됐다.

몰카가 설치되는 장소도 다양해 전문 탐지 업체의 문의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집이나 숙박업소부터 공공화장실과 사무실에서까지 몰카가 발견된다.
최근에도 KBS 개그맨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장실과 대학원생 연구실에 몰카를 설치한 사건이 적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용되는 카메라도 점차 은밀해졌다. 라이터나 USB(이동식 기억장치), 텀블러, 각휴지 등 다양한 외형의 몰카가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