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트럼프, 로저 스톤 감형…"마녀사냥 희생양"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10일(이하 현지시간) 밤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자문인 로저 스톤을 감옥에서 구해냈다.

스톤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스캔들에 관해 위증해 의회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연방법원에서 40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14일 수감될 예정이었다.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비난과 관계없이 감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톤의 년 집행 수일 전인 10일 밤 그를 전격 감형했다.

스톤은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자택에서 WSJ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와 전화통화는 "매우 짧은 것이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공정함의 신봉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케일리 매커내니는 이날 밤 성명에서 스톤이 '좌파의 러시아 사기극 희생양'이라면서 "언론의 좌파 동맹들이 (스캔들을 통해) 수년간 지속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려해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감형에 앞서 스톤에게 전화를 해 감형사실을 알려줬다.

특히 트럼프는 수감 개시 시기를 늦춰달라는 스톤의 요구가 연방 항소법원에서 거부된 직후 감형을 결정했다.

트럼프는 11일 오전 트위터에서 "로저 스톤은 불법적인 마녀사냥의 목표물이었다"면서 "결코 일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법치를 훼손했다고 들고 일어났고, 대통령 후보로도 올랐던 공화당 거물 밋 롬니 상원 의원도 감형을 비난했다.

지난 2월 트럼프 탄핵을 주도했던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은 "친구이자 트럼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조사를 방해한 로저 스톤을 감형한 것은 가장 강력하게 법치와 정의의 원칙을 거스르는 행위 가운데 하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상원 의원 대변인 빌 루소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권력을 남용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나왔다.

롬니 상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전례없고, 역사적인 수준의 부패'라고 선언하고 "미 대통령이 바로 대통령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를 선고받은 이를 감형했다"고 비판했다.

미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연방 범죄에 대해 사면과 감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 보좌관과 그의 대선 캠페인 책임자였던 폴 마나포트는 감형을 받지 못했지만 스톤은 이번에 감형을 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