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는 15일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고유정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원심과 마찬가지로 공소사실 중 지난해 5월 전 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는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기에 이를 침해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범행의 잔혹성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도 유가족은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고, 극심한 충격에 빠져 있다. 피해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친어머니에게 살해됐다는 기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한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를 반드시 적용해 고유정이 법정 최고형을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에도 살해동기가 부족하고 간접 증거만으로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전 남편 살해 방법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살해욕구 충족을 위해 연속적으로 2건의 살인을 연쇄적으로 저질렀다"며 고유정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라는 결과를 받아 든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유정은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 사이 현 남편과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머리 뒷부분을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까지 적용돼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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