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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나이팅게일’ 백영심 간호사, 성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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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말라위서 의료봉사
대양누가병원 세워 20만여명 치료

‘말라위 나이팅게일’ 백영심 간호사, 성천상 수상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8회 성천상 수상자로 말라위 대양누가병원 백영심 간호사(사진)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성천상은 국내 최초 수액제 개발과 필수의약품 공급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인류 복지 증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참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성천상 수상자로 간호사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 간호사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돕는 일에 인생 전부를 걸어도 아깝지 않다'라는 신념으로 27세의 젊은 나이에 아프리카 오지로 건너가 30년째 헌신하고 있다. 백 간호사는 1984년 제주한라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부속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이후 의료선교를 결심하고 1990년 아프리카 케냐로 떠난 백 간호사는 쇠똥으로 만든 토담집을 짓고 '마사이부족'을 위해 의료봉사를 실천했다. 1994년에는 케냐보다 의료 환경이 더욱 열악한 말라위로 향했다. 말라위는 인구 1900만명의 아프리카 최빈국(1인당 GDP 389달러)이다.

백 간호사는 먼저 이동진료차량을 마련해 말라위의 극빈 지역인 치무왈라 곳곳을 돌며 보건활동을 펼쳤다. 그는 진료소에서 하루 100명이 넘는 환자를 돌봤지만, 전문 인력과 의약품 부족이라는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한 기업인의 도움을 받아 2008년 설립된 대양누가병원은 백 간호사의 노력으로 현재 연간 20여만 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로 성장했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열악한 나라에 건너가 의료 인프라를 정착시킨 백영심 간호사의 헌신적 삶이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백 간호사는 "간호가 삶의 전부로 생각하고 살아온 것뿐인데 영광스러운 성천상을 수상하게 됐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간호사들을 비롯해 말라위의 의료진들을 대신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8월 18일 서울 남부순환로 JW중외제약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