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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넘쳐도 돈이 안돈다" 요구불예금회전율 역대최저

5월 기준 15.6회 ‘역대 최저치’
불확실성 증대로 소비·투자 위축

"유동성 넘쳐도 돈이 안돈다" 요구불예금회전율 역대최저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시중에 돈이 순환하는 속도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기업과 가계가 현금을 쌓아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기준 요구불예금회전율은 15.6회로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래 월별 회전율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금회전율이란 일정기간 기업과 가계가 은행 예금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정도를 보여준다.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원활히 순환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기준 20.3회를 기록했던 요구불예금회전율은 올해 1월 18.7회로 20회 이하로 하락한 이후 2월(17.1회), 3월 (19.5회), 4월(17.2회) 지속적으로 20회 이하를 밑돌다 5월에 역대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돈을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투자처가 있으면 바로 쓰는 단기 부동자금인데, 이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경제 주체들이 투자보다는 일단 은행에 넣어두기로 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돈을 꺼내 쓰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경제 주체들의 소비·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자금이 부동산에만 쏠리고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요구불예금회전율은 1985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며 1999년에는 67회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하락하다 2000년대 말 소폭 반등하는 듯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17년부턴 20회 이하로 하락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