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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 곶자왈 훼손에 영리대학 유치 반발

입지 적합여부 검토 필요…JDC, 환경단체와 공동 조사 추진
만성적자 제주국제학교, 또 유치?…전교조도 사업철회 촉구

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 곶자왈 훼손에 영리대학 유치 반발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사진=JDC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 이하 JDC)는 22일 곶자왈 훼손 논란이 불거진 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개발사업 예정지에 대해 환경단체와 함께 공동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은 전체 면적 379만2049㎡ 중 76.5% 수준인 289만9380㎡이 1단계로 준공돼 한국국제학교(Korea International School JeJu·KIS 제주)와 노스 런던 컬리지잇 스쿨 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NLCS 제주), 브랭섬 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BHA),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aint Johnsbury Academy Jeju·SJA 제주) 4개 국제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어 현재 잔여부지 26만3534㎡를 대상으로 2단계 도시 조성을 위해 6억5000만원을 들여 실시설계와 건설관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JDC는 이에 대해 “2013년 환경단체들과 공동 조사를 추진해 해당 사업예정지 내 원형보전지역 면적을 당초 50.5%에서 70.5%로 대폭 확대했고, 도시조성지역 면적을 49.5%에서 29.5%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개발계획이 만들어져 있다”면서 “2단계 사업 추진에 따른 환경훼손 논란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환경단체들과 공동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곶자왈사람들과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1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21일부터 7월8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현장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사업부지 적합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현장조사 결과, 영어교육도시 2단계 부지 내에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기종으로 지정된 백서향나무·밤일엽·섬오갈피나무와 제주특산식물인 왕초피가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특히 지난 2008년 환경영향평가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개가시나무의 서식지를 비롯해 동·식물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과 2급인 긴꼬리딱새·솔잎란이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생태계 4-2등급(잡목지·초지)이 대부분이었던 사업부지가 지금은 자연림에 가까운 우수한 숲 환경으로 변했다”면서 “따라서 해당 곶자왈 지역이 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개발 사업 부지로서 적합한 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제주주민자치연대도 22일 성명을 내고 “JDC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영리법인 외국대학 설립과 국제학교 추가 유치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4곳의 평균 학생 충원율은 70%에 불과하다”며 “해외 유학 수요 감소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JDC가 별도 법인을 설립해 국제학교 3곳을 관리하고 있지만, 누적 부채액이 6000억원, 자본 잠식율이 400%에 이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JDC는 외국 본교에 꼬박꼬박 로열티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국제학교 설립·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문대림 JDC 이사장은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약속한 ‘영리대학 설립 중단’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