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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핵폐기물시설 증설' 사실상 통과..주민여론 찬성 81%[종합]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공론화 결과 발표
맥스터 추가 건설, 지역주민 찬성 81.4%, 반대 11.0%
한달여간 숙의 진행.."토론 진행할수록 반대 여론 줄어"
산업부 "주민의견 결과 존중..다양한 의견 종합, 최종 결정" 
산업부, 8월중 경주시에 맥스터 증설 최종 결정 보낼 방침

월성 '핵폐기물시설 증설' 사실상 통과..주민여론 찬성 81%[종합]
김소영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장이 24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감포읍 복지회관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발표회장을 빠져나고 있다. 이 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월성월성 원자력발전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에 대한 지역 의견수렴 결과 발표가 반대 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이 이르면 내달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달여 간 공론화를 거친 지역주민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이 맥스터 증설에 찬성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다만 맥스터 건설을 두고 지역사회내 찬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갈등을 고려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론조사에 참가하지 못한 시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절차를 갖는다. 많은 논란 끝에 이날 확인된 공론화 여론 결과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찬성 81.4%
24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에 대한 지역주민 찬반조사 결과, 찬성 8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1.0%, 모르겠다는 7.6%였다.

이는 지역주민 공론화 조사 최종 결과로, 맥스터 추가 건설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절차다. 조사 결과, 압도적인 찬성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정부의 후속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검토위는 월성 원전이 있는 경북 경주시 감포읍 복지회관에서 '맥스터' 추가 건설과 관련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공개했다. 공식 발표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시위로 무산됐다.

재검토위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시민참여단을 거주지역(원전 5km 이내 소재 3개 읍면 또는 경주시내)·연령·성별·직업·학력·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하더라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 비율이 최소 65% 이상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월성원전 반경 15km 안에 있는 이른바 '동경주 3읍면'이다. 양남면과 양북면, 감포읍 주민 99명과 경주시민 46명 등 총 145명이다. 이 중에 여성은 68명(46.9%), 남성은 77명(53.1%)이었다.

재검토위에 따르면, 맥스터 추가 건설에 관한 찬성 여론은 3주간의 숙의(熟議) 과정을 거치면서 상승했다. 지난 6월27일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 이후 3주간의 숙의학습이 이뤄졌다. 아울러 지난 7월 18~19일 마지막 종합토론회에서 두차례 찬반 조사가 진행됐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최종 찬반 비율 및 숙의학습 과정을 거치며 변화하는 찬반 비율 추세는 지역·성별·학력·연령·직업·소득수준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유사한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크게 줄었다. 1차 설문 당시 33.1%에서 10.3%(2차 설문), 7.6%(3차 설문)로 하락했다.

논란 끝에 주민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재검토위는 이를 담은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한다.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은 "권고안은 궁극적으로 정책 결정을 돕기 위한 재료다. 정책 자체는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수용 공론에도 찬반 갈등 해소 안돼
여론조사 결과 발표까지 주민 공론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역민 의견수렴 범위 논란, 재검토위원회 위원 구성 갈등, 공정성 시비, 위원 집단 탈퇴 등을 겪으며 편향성 시비가 이어졌다. 재검토위원회(위원장 포함 15명)는 지난해 5월 출범했으나 편향성 시비 등으로 5명이 사퇴하기도 했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여론조사 결과만 배포됐다.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 시민단체 등이 항의하며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월성 원전과 가깝지만 원전 소재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공론화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을 들면서 공론화 공정성, 투명성을 문제삼고 있다.

이번 공론화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맥스터 증설을 위한 가장 중요한 '주민 수용성' 문제는 절차적으로는 일단락됐다.

산업부는 재검토위원회가 제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부는 공론화를 거쳐 수렴된 재검토위의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늦어도 내달 중순께는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김대자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정부는 경주 의견수렴 결과의 취지를 존중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최종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8월 중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정책관은 "주민수용성 조사는 절차상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 등에 참여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를 진행해나갈 것이다. 향후 1~2주 정도의 시간을 갖고 대화를 하면서 최종 정책을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산업부-경주시 허가나면 8월 착공
한국수력원자력의 맥스터 축조 신고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경주시가 허가하면 법적 조치는 완료된다. 앞서 지난 1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원전 내 6300㎡ 부지에 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을 승인한 바 있다. 한수원은 운영변경허가안 신청을 2016년 4월을 냈었다.

김상조 한수원 홍보부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최종 방침이 정해지면 겸허히 수용해 절차를 진행하겠다. 다만 8월 중에는 맥스터 축조신고와 허가를 완료해 착공이 진행됐으면 하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맥스터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임시 보관하는 건식저장시설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시설에서 최소 6년 간 냉각시킨 이후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월성 원전 2·3·4호기 내 운영하는 맥스터 7기의 95.36%가 사용 중이다. 오는 2022년 3월께 완전히 포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8년 6월 조기 폐쇄됐다. 한수원은 월성 원전 내 기존 맥스터 부지 옆에 16만800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맥스터 7기를 더 짓는다. 공사 기간은 약 19개월로 올 8월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게 정부와 한수원의 입장이다.

월성 '핵폐기물시설 증설' 사실상 통과..주민여론 찬성 81%[종합]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