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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北에 월북자 범죄인 인도요청해야…해병대는 억울, 육군이 맡아야"

임태훈 "北에 월북자 범죄인 인도요청해야…해병대는 억울, 육군이 맡아야"
탈북민 김모(24)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군은 이 곳 철책이 열린 틈을 타 김씨가 배수로를 이용해 바다로 나간 뒤 헤엄쳐 북으로 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근 경계를 맡은 해병대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가뜩이나 적은 인원으로 스트레스가 쌓인 해병대에 책임을 모두 전가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대 탈북자가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뒤 월북한 사건과 관련해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경계실패 책임을 전적으로 해병대에 물어선 곤란하다고 했다. 인원부족, 장비문제, 날씨문제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을 무시한 채 가뜩이나 피로가 누적된 해병대에 경계실패로 문책한다면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우리도 북한 요구에 따라 범죄혐의 탈북자를 되돌려 보낸 것처럼 북한에게 '범죄인 인도요청'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해병대, 시어머니가 두분…상륙군인 해병대가 경계를 맡아, 인원도 적은데

임 소장은 28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월북한) 김씨는 개성 출신이고 교동도를 통해서 귀순한 이력에다 김포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서 월북하기 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 소장은 "센서나 열상감시장치(TOD), CCTV 카메라가 있지만 결국 관측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며 "지금처럼 습도가 매우 높고 비가 자주오는 시기에는 고장이 잦는 등 여러 가지 관측이 어려운 측면들이 맞물렸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군 경계를 뚫고 북으로 넘어간 배경을 나름대로 풀이했다.

군의 경계실패 책임문제에 대해 임 소장은 "경계 장비 시스템이나 열상감시장비 추가 배치, 교동도 부대 증원 등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쪽 지역이 뚫릴 수밖에 없는 게 해병대의 병력이 굉장히 적다"라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육군 17사단과 해병대가 강화도 지역, 서해안 쪽을 맡고 있는데 해병대는 상륙군이지 돌격군이지 방어군이 아니다"라며 "육군 인원이 적으니까 해병대를 거기에 우격다짐으로 끼워넣은 것이다"고 했다.

이어 임 소장은 "해병 2사단의 경우 시어머니를 두 분 모시고 사는 꼴로 (시어머니들은) 작전권이 있는 육군 수도군단, 직속상관인 해병대 사령관이다"고 해당 부대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많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임 소장은 "해병대 보고 책임 다 지라고 하면 억울하다. 이때까지 사건이 계속 벌어졌는데 수도군단 너희는 뭐 했냐라는 지적은 사람들은 잘 안 한다"며 "해병대가 북한군도 봐야 되지만 탈북민들이 이 지역에서 전단지 살포하는 것도 예의주시해야 되는 등 피로도가 매우 높아졌을 개연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책임 소재를 살필 때 이런 사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해병대를 빼주고 육군 1개사단이 맡아야…北에 범죄인 인도 요청도

임 소장은 "(대책으로) 장비, 인력들을 더 늘려줄 수밖에 없다"며 "해병대 2사단으로 다 맡으라는 것은 난센스로 해병대 병력을 빼고 육군 1개 사단을 더 주둔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더불어 "범죄인 인도요청을 저희 정부가 해야 된다"며 "최근 동해 쪽으로 넘어온 사람들도 범죄를 저질러서 우리가 송환시킨 적이 있기에 북한도 정상 국가라면 이 범죄인 인도에 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이 말한 송환은 지난해 11월 오징어잡이 어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선 북한 어민 2명을 추방 형식으로 돌려보낸 일을 말한다. 당시 북측은 이들이 선상반란을 일으켜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범죄인이라며 송환을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