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000억 모집 목표..노란우산·과기공 등 기관 참여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라살이 한화 약 1조3500억원(10억유로) 규모 유럽 부동산 대출 펀드를 조성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유럽 국가들이 엄격한 부동산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비은행권 대출 투자에 구조적인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서다. 유럽은 은행들의 투기적 부동산 대출 외면으로 부동산 공급이 제약을 받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살자산운용은 메자닌(중순위) 대출 및 홀론 신디케이션을 중심으로 1조3500억원 규모 유럽 부동산 대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홀론 신디케이션이란 선순위 대출과 메자닌 대출을 동시에 실행한 후 선순위 대출금을 은행에 매각하는 형태를 말한다.
라살자산운용의 펀드에는 노란우산,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국내 기관들이 현재 8000만유로(한화 1126억원) 규모로 참여를 결정했다. 한국에서 펀드 모집 규모는 최대 4000억원이다.
목표수익률은 IRR(순내부수익률) 기준 연 8~11%다. 펀드 내 투자 자산의 실질 담보비율(LTV)을 70~75% 내외로 유지하는 등 보수적인 기조를 고려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자산 외 펀드에 대해서도 대출을 일으키고, 우선주 투자를 하는 다른 부동산 대출펀드와 궤를 달리한다. 순수한 대출펀드에 가까우면서 수익률을 높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은 매분기마다 이자를 받지만, 우선주는 배당을 못받을 경우 추후 매각을 통해 이익을 나눠받는 구조"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수익을 위해 지분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였지만, 지금은 수익률은 조금 낮지만 안정적으로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펀드는 과도기적 자산에 대한 선순위 대출도 실행한다. 과도기적 자산이란 일부 리모델링이 필요하거나 임대차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자산을 말한다. 선별적으로 개발 대출도 실행한다.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도 선순위 대출과 메자닌 대출의 병행 전략이 매력적이다. 통상 메자닌 대출의 금리는 6~7% 수준이다. 여기에 선순위 대출이 더해지면 전체 조달 금리는 대폭 낮아진다. 유럽에서 LTV 65% 수준인 선순위 대출의 금리는 1% 내외다.
메자닌과 선순위를 포함한 대출 금리를 3% 내외로 할 수 있게 된다.
라살자산운용은 40년 이상 부동산 투자 및 운용 경험이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운용자산(AUM)이 글로벌 650억달러, 유럽 234억달러 규모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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