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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내쫓을 보도 나간다 전화" 파문 확산

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글 올려
한상혁 위원장 "명백한 허위사실"
정치권·검찰 수사에 상당한 파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한 변호사가 지난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 직전 정부 고위직으로부터 '한동훈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명확하게 일단락되지 않은 가운데 나온 증언이어서 파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경애(55·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해미르 소속 변호사는 전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곧 삭제 예정. 옮기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다.

권 변호사는 해당 글을 통해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며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니 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다"며 "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권 변호사는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한동훈 검사장 등이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권 변호사의 주장은 정치권과 검찰 수사에 상당한 파장을 주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사실이라면 국가권력 시스템을 사유화하는 중대한 국기문란"이라며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명백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권 변호사와 통화한 당사자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권경애 변호사와 채널A 기자-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보도(3월31일) 직전에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화 내역도 공개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