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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서 수천명 반정부 시위…"복수하자"(종합)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8일 수천명이 모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시민들은 가뜩이나 수년간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 6년간이나 위험한 물질을 아무 안전장치 없이 두어 대폭발 사고까지 발생하자 부패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

시위는 폭발사고 이후부터 간간이 일어났다. 하지만 주말을 맞아 이날은 대규모 인파가 모였고 베이루트 중심가에 위치한 의회를 향해 나아갔다.

현장에 있었던 AFP통신 기자에 따르면 시위대 일부는 올가미를 휘두르면서 복수를 요구했다. 시위대가 나아가는 동안 일부 주변의 시위자들은 돌과 막대기를 던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저지하려 했다.

소셜네트워크에서는 '그들을 목매달아라'(#HangThem)이라는 해시태그가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사용되어 정부를 향한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시위대는 앞서 7일에는 광장에 가짜 단두대를 세워놓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활동가는 시위에 앞서 "오늘은 폭발 이후 첫 (대규모) 시위다. 이번 폭발로 우리 중 누구라도 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위는 우리가 이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게 됐음을 알리는 가장 큰 경고다.
모두 오늘 거리에 나와 있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편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4일 발생한 대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158명으로, 부상자는 6000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는 최소 21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