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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핫뭐니] 미스터리쇼핑 맹연습 은행들…준비마친 'KB'

[금융 핫뭐니] 미스터리쇼핑 맹연습 은행들…준비마친 'KB'
서울 KB국민은행 본점의 출입구. 2018.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영업점 창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미스터리 쇼핑(암행 점검)이 임박하면서 은행권도 맹연습에 돌입했다. 연이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주요 판매 창구였던 은행권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신한은행은 최근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문제가 있는 7개 영업점의 투자상품 판매를 한 달간 금지하는 등 점검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반해 이번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로웠고 이전 미스터리 쇼핑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국민은행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최근 자체적으로 미스터리쇼핑 방식의 불시점검을 진행하며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당국 또는 전문 업체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들이 규정을 지키면서 금융상품을 팔고 있는지 점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지난달 미스터리 쇼핑 용역을 위한 외부 입찰공고를 냈고 이달 중 계약 체결 후 현장 점검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점검에선 주요 은행의 금리 인하권이 대상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권의 전반적인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이 진행될 것"이라며 "기간은 8월부터 12월로 잡고 있지만 암행 점검이라는 취지에 맞게 시점은 비공개"라고 설명했다.

미스터리 쇼핑은 매년 진행되고 있지만 유독 올해 은행권의 긴장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를 비롯해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따라 터졌기 때문이다. 은행은 이들 상품의 주요 판매처였다.

이들 펀드를 판매한 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스터리쇼핑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의 이번 미스터리쇼핑 대상은 금융권의 펀드, 파생결합증권, 장외파생상품, 변액보험 등이다. 금감원은 표본 수를 1600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체 점검을 가장 세게 진행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상품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659개 영업점 중 7개 영업점에 대해 8월 한 달간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하나은행도 상반기 영업점 및 콜센터 상담 직원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 요구권, 고령자 및 비고령자 대상 투자상품에 대해 자체 미스터리쇼핑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까지 미스터리 쇼핑을 이어간다. 고령 고객이 많은 농협은행은 실제 고령자 쇼퍼를 활용해 점검을 이미 마쳤다.

다만 국민은행은 이번 금감원 미스터리 쇼핑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매뉴얼을 배포했을 뿐 올해는 아직 자체 점검에 나서지 않았다. 이달 중으로 계획만 잡혀있는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를 막을 수 있는 직원들의 이해도가 어느 궤도에 올라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투자상품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판매 전부터 상품 출시 후까지 총 14단계의 촘촘한 관리 체계를 갖췄다. 판매 전 8단계, 판매 실행 2단계, 판매 후 4단계 등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이 2018년 10월 공개한 미스터리 쇼핑 점검 결과에서도 국민은행은 씨티은행과 함께 '양호'라는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미스터리 쇼핑 등급은 Δ우수 Δ양호 Δ보통 Δ미흡 Δ저조 등 5단계로 나뉜다. 당시 우리는 '미흡', 신한·하나·농협 등은 가장 낮은 '저조' 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