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한다(37%) < 지지안한다 (54%) 역전
비지지율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이래 최고치
아베 총리, 코로나 대응 리더십 평가 78%가 부정적
여당 내에서도 아베 총리 전면에 나설 것 요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당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 날인 6일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해 묵념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아베 제2차 내각 출범(2012년 12월)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 '지도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역시 80%에 육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로 정치인생 최대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비지지층 역전 고착화
10일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지지율)는 직전 조사(7월 3~5일 실시)때보다 2%포인트 내려간 37%로 나타났다. 또 지지하지 않는다(비지지율)은 54%로 이 역시 한 달 전 보다 2%포인트 올라갔다.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역전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4회 연속이다.
'아베 내각'의 지금까지의 코로나 대응 평가에 대해선 66%가 '(긍정적으로)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선 조사 때 48%였던 것에 비하면 부정적 평가가 급증한 것이다. 이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아베 총리'가 코로나 대응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17%에 불과했고, 지도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은 78%나 됐다. 무응답은 5%였다.
지난 4~5월의 긴급사태 선언을 다시 내야 하느냐에 대해선 '신속히 해야 한다'(49%)와 '경제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신중해야 한다(48%)로 의견이 엇갈렸다.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는 일본 수도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코로나 재확산하는데...."총리 안보여"
부정적 여론이 급증한 건 코로나 대응 실책이 가장 크다.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5만명에 육박하는데도 지난달 초 시작된 재확산기 일본 정부의 대응은 사실상 '무대책'에 가깝다. 확진자는 급증하는데 정부 대책회의에선 조치를 위한 매뉴얼 작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재확산기 내수 진작을 위해 여행 장려책(고 투 트래블 캠페인)을 강행한 것도 정책 오판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여행 장려책에 대해선 응답자의 85%가 잘못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가 최근 미디어를 멀리하는 것도 부정적 여론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한 차례 정식 기자회견 후 7월엔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이달 들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일인 지난 6일과 9일 추모행사 뒤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제한적 회견으로 되레 비판적 여론만 키웠다.
집권 여당 내에서도 총리의 메시지 발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립여당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야쓰오 대표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 "총리의 (메시지)발신이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도 "총리가 앞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엔 자민당 정권
한편 자민당 내 차기 총리감에 대한 항목에선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4%로 부동의 1위를 달렸으며,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6%), 고노 다로 방위상(13%)에 이어 아베 총리가 4위(12%)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때는 아베 총리가 15%를 차지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상대적으로 고이즈미 환경상이 1%포인트, 고노 방위상이 5%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33%,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5%였다.
또 무당층은 46%나 됐다. 아베 정권이 지지부진해도 결국엔 자민당 정권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유·무선 전화 방식으로 일본 전역의 18세 이상 유권자 총 2031명(응답자 108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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