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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댐 vs 화천댐, 안전시스템 크게 다르다

춘천시 의암댐 안전관리 '컨트롤타워' 없어 화천댐은 방류 3시간전부터 단계별 안전조치

의암댐 vs 화천댐, 안전시스템 크게 다르다
[춘천=뉴시스]장경일 인턴기자 = 9일 오후 강원 영서와 산간에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 의암댐에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2020.08.09.jgi1988@newsis.com

[춘천=뉴시스]김태겸 기자 = 춘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의 발단이 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을 두고 실종자 가족들이 작업에 나서게 된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양강댐이 방류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아무런 안전 대책도 없이 무리하게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안전 시스템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참사의 가장 큰 문제는 의암호(춘천시 관리)과 소양강댐(한국수자원공사 관리), 춘천댐의 잇따른 방류로 유속이 빨라진 상황에서 작업 선박이 투입된 점이다.

의암댐 주변은 지리상 소양강댐과 춘천댐 방류수가 만나 흘러가는 곳이어서 북한강 수계 댐이 동시다발적으로 방류할 경우 유속이 급격히 빨라지는 지점이다.

의암댐 vs 화천댐, 안전시스템 크게 다르다
[춘천=뉴시스]김태겸 기자 = 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인근 신연교 교각에 6일 의암댐에서 사고로 전복된 선박이 고정작업을 하려던 수초섬이 걸려 있다. 2020.08.09.patk21@newsis.com

댐이 수문을 활짝 연 위험한 상황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반응이다.

그 이유를 댐의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점과 그러다 보니 안전 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소양강댐 등은 내수면어업법에 근거해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의암댐 같은 발전댐은 내수면어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지자체가 수면 관리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암댐의)방류 시 작업 금지를 하냐 마냐 여부는 지자체(춘천시청)에 달려 있고 수면 관리자인 지자체가 수자원공사에 따로 통보하지 않거나 하면 수자원공사에서 따로 조치를 하기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특히 의암댐과 같은 발전댐 종류인 화천댐은 댐 방류 시 주위 안전을 위한 규정이 명확하다.

예를 들어, 화천댐은 댐의 방류 시 방류 3시간 전부터 경고 방송을 시작해 2시간 전, 1시간 전, 30분 전 간격으로 방송을 반복한다.

또 하류에 직원을 파견해 야영객이나 주민들이 미리 피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지자체의 모범적인 관리 실태를 보이고 있다.

의암댐 vs 화천댐, 안전시스템 크게 다르다
[춘천=뉴시스] 김경목 기자 = 9일 오후 이재수 춘천시장이 비가 많이 내린데다 의암댐 방류량까지 늘어나면서 수색이 일시 중단된 시간에 춘천시 서면 의암댐 근처에서 시름에 잠긴 채 무거운 발걸음을 걷고 있다. 지난 6일 발생한 춘천시 의암호 선박 3척 전복 사고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하고 3명이 실종 상태다. 2020.08.09. photo31@newsis.com

그렇다면 의암댐은 춘천시가 관리하다 보니 안전 규정 자체가 없다시피 해 이번 참사를 불렀다는 비난에서 면키 어려워 보인다. 경찰의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화천댐(화천군)과 달리 의암댐(춘천시)에는 별도의 안전 규정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안전 시스템 부재로 인한 이번 참사에 책임을 져야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tk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