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t 분량 냉동 돼지고기 중 남은 것은 3t
- 삼륜 오토바이로 냉동트럭 뒷문 가져가는 주민도 있어
지난 4일 중국 장쑤성 옌청의 한 고속도로 인근 주민들이 전복된 화물트럭에서 떨어진 돼지고기를 가져가는 모습. 중국 매체 양즈완바오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사고가 난 차량에 달려들어 실려 있는 물품을 가져가는 사건이 중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귤과 복숭아에 이어 이번에는 냉동 돼지고기가 도난을 당했다. 중국 당국은 위법 혐의자는 엄정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상하이에서 산둥성으로 향하던 냉동화물트럭이 장쑤성 옌청의 한 고속도로에서 추돌 사고를 당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트럭에 실려 있던 냉동 돼지고기가 고속도로로 쏟아졌고 박스 포장이 찢어지면서 도로 아래로 돼지고기가 나뒹굴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와 돼지고기를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전기차와 삼륜 오토바이를 끌고 온 사람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맨손으로 돼지고기를 집으로 가져갔다고 중국 매체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 4일 중국 장쑤성 옌청의 한 고속도로 인근 주민이 전복된 화물트럭에서 뒷문이 떨어지자, 이를 삼륜 오토바이에 실어가고 있다. 중국 매체 양즈완바오 캡쳐.
운전자 장모씨가 제지하고 교통경찰이 소리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어떤 주민은 사고 차량에서 떨어진 냉동화물트럭 뒷문까지 가져 가기도 했다.
트럭에 실려 있던 돼지고기는 400상자 10t 분량이다. 하지만 사고와 주민 약탈로 이 가운데 7t분량이 사라졌다. 경제적으론 30만 위안(약 51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장씨는 “이 돼지고기는 모두 구입한 것으로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이제 3t만 남았다”라며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되자, 옌청 둥타이시 공안국 나섰다. 공안국은 도난 돼지고기를 일부 수거했으며 위법 혐의자는 법에 따라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전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밝혔다.
사고 차량에서 상품을 마구잡이로 가져가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중국 매체들은 산시성에서 귤을 가득 실은 화물차가 사고를 당한 뒤 벌어졌던 사건을 소개했다. 당시에도 주민 40~50명이 가담해 1t분량의 귤을 가져갔다.
복숭아 도난 사건도 있었다. 한 주민은 현장에서 말리던 경찰에게 “가져가는 것이 법률에 저촉되는 것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주민들이 사고난 차량에서 귤을 가져가고 있다. 중국 매체 양즈완바오 캡쳐.
중국 매체는 당연히 처벌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치안관리 처벌법’은 제49조에서 절도·사기·횡령·탈취·갈취·갈취 혹은 고의적으로 공적사적 재물을 훼손한 자는 5일이상 10일이하 구류와 함께 500위안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상황이 심각할 경우 벌금이 1000위안으로 상향 조정되며 수차례 동일 범죄를 저질렀다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일간지 신경보는 이날 사설에서 "돼지고기 일부가 회수됐지만 약탈자에 대해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면서 "약탈 현장에서 수치심이 없었다는 것은 명백하며 이런 추악한 약탈은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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