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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아버지 찾겠다” 의암댐 실종자 가족 직접 수색 나서

“내 손으로 아버지 찾겠다” 의암댐 실종자 가족 직접 수색 나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발생 나흘째인 지난 9일 한국구조연합회 춘천지역대 민간부문 수색조가 강원 춘천시 백양리역 인근 북한강변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2020.8.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내 손으로 아버지 찾겠다” 의암댐 실종자 가족 직접 수색 나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8일 민간 수상레저 업체 관계자들이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경강대교 인근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내 손으로 아버지 찾겠다” 의암댐 실종자 가족 직접 수색 나서
의암댐 사고 실종수색 사흘째인 지난 8일 오전 경기 가평군 가평읍 경강대교 위쪽에서 발견된 의암댐 실종 경찰정 인양작업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경찰정을 살펴보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 최석환 기자

(춘천=뉴스1) 박하림 기자,최석환 기자 = “어디 계십니까, 아버지….”

지난 6일 오전 속초해수욕장에서 수상인명구조요원으로 피서객들을 지키던 A씨(27)는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당시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의 비보(悲報)를 듣자마자 황급히 춘천으로 달려갔다.

A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고 안타까웠다”며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10년 넘게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마음 같아선 직접 아버지를 구해드리고 싶었다.

현재 수색인력이 1명이라도 더 절실한 시점에서, 그는 구조대장에게 수색작업 동참에 허락해주길 요청하기도 했다.

허락을 받은 그는 지난 9일 보트를 타고 구조대원들과 함께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또한 부족하다고 느꼈던 A씨는 보드 수색 동참도 수색당국에 요청했지만, 최근 다시 내린 폭우로 인해 불어난 수위 탓에 나설 수 없었다.

무엇보다 실종자 가족의 2차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여동생, 남동생이 있는 그에게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가장의 역할도 있기에, 혹시 모를 위험이 따르는 상황에서 수색에 나선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A씨는 “아직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의 눈동자는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A씨를 포함한 이곳 실종자 가족들도 수색인력과 함께 하루 종일 다니며 잃어버린 가족을 찾았다는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쯤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 등에 나선 민간업체 고무보트와 춘천시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8명 중 1명이 구조, 1명이 사망, 6명이 실종됐다. 사고 당일 곽모(68)씨가 춘성대교 인근에서 탈진 상태로 발견됐고, 사고 사흘째인 8일 춘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수변 늪지대에서 B경위와 C씨가 차례로 발견됐다.

10일엔 춘천시청 공무원 D주무관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로써 이날 현재 남은 실종자는 2명이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소방·경찰·군장병·공무원 등 인력 2074명을 비롯해 보트 32대 등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오전부터 예정됐던 헬기 11대와 드론 23대는 비가 많이 오는 탓에 수색에서 잠시 제외됐다.

수색 범위는 사고가 발생한 의암댐부터 한강 하구인 일산대교이고, 실종자가 잇따라 발견된 춘천 서면 덕두원리를 포함한 의암댐~춘성대교 30㎞ 구간을 정밀 수색하고 있다. 이 구간에 투입된 690여명은 100m씩 거리를 두고 2명씩 조를 이뤄 늪지대와 수풀 안을 탐침봉 등으로 구석구석 살피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헬기 저공비행 기법도 도입하고 있다. 헬기 하강풍이 발생시키는 와류로 강물이 원을 그리며 돌면서 수중 깊은 곳에 있는 실종자, 물품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해 발견하는 수색 기법이다.

전날부터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하고 구명조끼도 입힌 마네킹을 북한강에 띄어 당시의 상황을 구현하는 방안도 세 차례에 걸쳐 시행됐다. 이를 통해 실종 지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까진 마네킹을 회수했으나 마지막 세 번째에선 회수하지 못했다. 수색당국은 다방면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새 마네킹을 띄울 예정이다.

청평호 상류 방향에 남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수색 범위를 의암댐에서 청평호까지 확대했다.
또 다른 집중수색 캠프를 구성해 배 30여척을 투입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실종자 3명이 잇따라 발견된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도 보트와 보드를 이용해 재차 세밀하게 살핀다.

팔당댐부터 한강 수역은 서울‧경기소방이 수변 도로와 차량 수색을 갖고, 한강 유역 13개 교량에도 40여명을 배치해 CCTV로 실시간 관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