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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추경론 꺼냈는데 나라살림 '역대 최악'

상반기 재정적자 110조
씀씀이 늘며 '세수절벽' 현실화
국세수입 전년대비 23조 줄어
추경편성땐 재정건전성 경고등

4차추경론 꺼냈는데 나라살림 '역대 최악'
올해 상반기 재정적자 액수가 사상 최대치인 1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세 차례 걸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씀씀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경기악화 탓에 세수 절벽은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정치권 일각에서 집중호우에 따른 4차 추경 편성 요구까지 나오고 있어 국가 재정건전성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2020년 8월)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 적자는 110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 대비 51조원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치) 적자는 90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51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 적자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모두 1∼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재정수지 월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크다.

올해 들어 재정수지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이유는 들어오는 돈(총수입)보다 나가는 돈(총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총수입은 22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조1000억원 줄었다.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진도율보다 4.8%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32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조3000억원이나 줄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세정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으로 11조3000억원, 지난해 하반기 근로장려금 신청분 지급 6000억원의 세수가 덜 걷혔다.

6월만 보면 국세 수입은 1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이 덜 걷혔다. 특히 소득세가 2조8000억원 감소했는데 종합소득세 세정지원 효과(-2조5000억원)와 근로장려금 지급(-6000억원) 등이 영향을 끼쳤다. 부가세 역시 수입 감소와 정유사 세정지원 등의 영향으로 8000억원 줄었다. 반면 법인세는 5월 연결법인세 분납분 1조1000억원이 6월로 귀속되는 등 4000억원 늘었다.

반면 총지출은 316조원으로 31조4000억원 늘었다. 세 차례 추경 예산을 집행한 데다 긴급재난지원금과 고용유지지원금, 구직급여 등 코로나 대응 지출 소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정부는 예산 조기집행 등으로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확대됐으나 하반기에는 적자폭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라 곳간은 차츰 줄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64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65조원이 급증했다. 올 연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5%로 치솟을 전망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