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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20만명 줄었는데… 석달째 고용 나아졌다는 정부 [실업자 21년만에 최대]

낙관론 펼친 홍 부총리
매달 취업 감소폭 줄어든 게 근거
통계청 전년대비 비교와는 시각차
문제는 청년층 일자리
15~29세 고용률 42.7%에 그쳐
수출 호조 등 고용으로 연결안돼

청년 취업 20만명 줄었는데… 석달째 고용 나아졌다는 정부 [실업자 21년만에 최대]
취업시장이 여전히 '칼바람'이다. 7월 취업자수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년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5개월 연속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와중에 취업시장 호전 가능성을 놓고 정부와 시장 간 괴리감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등 고용시장에 큰 충격이 존재했던 만큼 계절요인을 제거해 지난달과 비교할 경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절대적 실업난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부총리 "취업자 3개월째 증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선 여전히 어렵지만, 5월부터 고용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팩트'"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날 7월 취업자가 271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7000명(-1.0%) 줄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부총리가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취업자수 감소폭이 지난 4월을 저점(-47만6000명)으로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특히 통계청이 발표한 숫자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통상 고용지표 발표 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코로나19처럼 고용시장에 큰 충격에 대한 추이를 볼 땐 계절요인을 제거한 숫자를 지난달과 직접 비교하는 '계절조정 전월비' 방식이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실제 계절조정 전월비 취업자 수는 5월 15만3000명, 6월 7만9000명, 7월 7만2000명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6월 산업동향 지표가 개선된 것에 연동한다.

정부는 다만 현재 고용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홍 부총리는 "3개월간의 개선세에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22만5000명 감소하는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 상당수가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고용지표에 여실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고용지표 개선이 더디다는 점은 특히 마음 아픈 부분"이라며 "최근 집중호우도 8월 고용상황엔 큰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9만5000명 줄어드는 등 청년 취업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취업자가 줄면서 15세 이상 고용률도 60.5%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7월 기준 2011년(60.2%)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0%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달 기준 2013년(65.3%)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4%포인트 줄어든 42.7%로, 7월 기준 2015년(42.1%) 이후 최저치다.

■청년층 "여전히 일자리가 없다"

청년층 실업률은 9.7%로 7월 기준 2018년(9.3%) 이후 가장 낮았지만, 통계청은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져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8%,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5.6%로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업자도 1년 전보다 4만1000명 늘어난 113만8000명이었다. 1999년 7월(147만6000명) 이후 최대치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4.0%로, 7월 기준으로 2000년(4.0%)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다소나마 개선된 산업현장의 온기가 고용시장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4.2% 증가,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수출 출하가 전월보다 9.8% 증가해 1987년 9월 이후 33년 만에 최대폭 늘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2.4%, 설비 투자도 5.4% 각각 늘었다. 덕분에 7월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폭(-5만3000명)도 지난 6월(-6만5000명)보다 개선됐지만, 아직이란 설명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면 소비 업종에 따른 타격보다는 코로나 전부터 좋지 않았던 고용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앞서 개선된 다른 경기 지표의 흐름이 고용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