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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 실종자 수색 지원 레저업체들, 실상은 폭우 최대 피해자

자비로 실종자 수색 지원 레저업체들, 실상은 폭우 최대 피해자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발생 사흘째인 8일 민간 수상레저 업체 관계자들이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경강대교 인근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지2020.8.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자비로 실종자 수색 지원 레저업체들, 실상은 폭우 최대 피해자
이흥범 경기 가평군 수상레저연합회 조합장(오른쪽)이 지난 12일 서민 가평경찰서장(왼쪽)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 조합장은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에 나서 전복된 경찰정을 지난 7일 최초로 발견해 가평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2020.8.13/뉴스1© News1 박하림 기자

(춘천·가평=뉴스1) 박하림 기자,최석환 기자 =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폭우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도 수색지원에 나선 민간 레저업체들의 활동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흥범 경기 가평군 수상레저연합회 조합장(52)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내린 폭우로 인해 소양댐 수문이 열려 흙탕물이 됐고 최근 의암댐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레저업체들의 경영난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가슴에 멍이 생겼다면, 이번 의암댐 사고는 ‘핵폭탄’인 격”이라고 한탄했다.

이 조합장은 이번 사고로 전복된 경찰정을 지난 7일 최초로 발견해 가평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인물이다.

최근 내린 폭우와 인명사고로 인해 지난 2일부터 열흘 간 영업을 하지 못한 가평 레저업체들은 12일부터 간신히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영업정지기간 한 업체에선 올 1만5000건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이 조합장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실종자를 애도하는 뜻에서 자비를 들여가며 이번 실종자 수색에 참여하기도 했다.

가평 관내에 120여 곳, 춘천 방하리에 12곳, 남양주시 금남리에 20여 곳 등 총 150여 곳의 레저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번 수색에 매일 민간 레저보트 80여척이 투입되고 있다.

수색 과정에선 수시로 발생하는 자욱한 안개와 소양강댐 방류로 강물이 흙탕물로 변해 시야 미확보 등 수색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나무 등 돌발적인 부유물들이 활주에 방해되는 등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그중 물을 뿜으면서 활주하는 제트스키는 일반 보트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까지 들어갈 수 있어 수색에 큰 역할을 맡지만 부유물 모터에 걸리는 즉시 멈춘다고 알려져 안전에도 크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악천후에 영업난까지 겪으면서 자비를 들여 수색에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자 현실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한 결과, 지난 8일 전복된 경찰정과 실종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조합장은 “현재 수온이 너무 차고 안개가 많이 껴 수색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 관내 레저업체들은 아직까지 영업 정지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쯤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 등에 나선 민간업체 고무보트와 춘천시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8명 중 1명 구조, 1명 사망, 6명이 실종됐다.

사고 당일 곽모씨(68)가 춘성대교 인근에서 탈진 상태로 발견됐고, 사고 사흘째인 8일 춘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수변 늪지대에서 B경위와 C씨가 차례로 발견됐다. 지난 10일 춘천시청 공무원 D주무관이 시신으로 발견돼 남은 실종자는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