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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주변국엔 반성없이 '적극적 평화주의' 내걸어

아베 총리, 침략전쟁 가해 책임 8년 연속 언급 안해 
나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  밝혀 

日아베, 주변국엔 반성없이 '적극적 평화주의' 내걸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도쿄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그간 개헌의 명분으로 삼아온 '적극적 평화주의'를 처음으로 내걸었다.

침략전쟁에 의한 가해 책임에 대해선 8년 연속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전몰자 추도식서 '적극적 평화주의' 내걸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전후 75년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길을 길어 왔다"며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다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이 결연한 다짐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며 "적극적 평화주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지금 이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표현은 6년 연속으로 들어갔으나, 역대 일본 총리가 전몰자 추도식에서 언급해 온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가해 책임과 반성의 문구는 8년 연속으로 빠졌다. 지난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 이후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침략전쟁의 가해 책임을 언급했었다. 올해는 아베 총리가 매년 사용해 온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한다'라거나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는 취지의 언급도 없었다.

올해 추도식엔 처음으로 '적극적 평화주의'가 추가됐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아베 2차 내각 출범 후 채택된 안보 이념이나 패전일 추도식 연설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었다. 자위대를 군대로 명기하는 문제, 적기지 공격 능력 등 적극적 군사활동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패전 기념일에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운 용어였으나, 이날은 전면에 띄운 것이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새로운 방위정책에 포함하려는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한 점을 들어 과거의 참화에 대한 기억을 계승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日아베, 주변국엔 반성없이 '적극적 평화주의' 내걸어
태평양전쟁 종전일인 15일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전몰자추도식 행사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 뉴스1

아베 총리는 이날 일제 침략전쟁을 이끌었던 지도부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사비로 공물을 보냈다.

■나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 언급
아베 총리와 달리, 지난해 5월 즉위 후 2번째로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도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전후 오랜 기간의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에 입각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일왕의 '깊은 반성'표현은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종전 70주년이던 2015년 행사 때 쓰기 시작해 올해도 이어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종전일이자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