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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거리두기 2차 확산에 3분기 경기반등론 '비상등'

사회적거리두기 2차 확산에 3분기 경기반등론 '비상등'
서울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신규 확진자 146명 중 107명이 전광훈 씨가 담임목사로 있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발생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50일이 넘는 장마에 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16일 경제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상승 기대감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약화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푼 데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을 태워 내수가 살아나는 조짐이었다. 수출도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는 3·4분기를 기점으로 V자 반등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대형 돌발 악재를 만나 V자 반등이 아닌 L자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 재확산시 대면소비 '직격탄'
16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서울·경기도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다. 이틀 연속 확진자가 100여명 대를 넘어서며 재확산 우려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정부는 내수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자화자찬'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지표는 실제로 나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내수관련 지표의 개선흐름이 이어지고 수출·생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경제 상황을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4%, 전년동월 대비 6.3% 증가하기도 했다. OECD가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도 한국을 회원국 중 최초로 2020년 성장률 조정을 상향조정하는 한편 -0.8%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회원국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떠받치던 내수시장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외신기자 오찬간담회에서 "거리두기를 다시 하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언급한 점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말이다. 내수소비 진작 등으로 경제 반등에 한껏 고무됐던 분위기에 다시 한 번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에서는 대면소비를 제한하는 조치가 늘어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3분기 V자 반등을 노린 한국 경제로서는 악재에 다시 직면한 것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차 확산에 3분기 경기반등론 '비상등'
/사진=뉴스1


■긴장마까지 겹쳐 내수·고용도 부담
긴 장마와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이중 악재도 3·4분기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OECD 역시 "거시경제 여건 변화와 코로나 19 확산 추이 및 금융안정 리스크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우선, 정부의 성장률 반등 기대감의 이면엔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가 없을 경우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현재처럼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V자 반등은 커녕 L자가 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역시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6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2.4% 늘었다. 4월(5.3%) 4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이후 5월(4.5%)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 효과로 소비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은 2차 내수진작용 카드가 바로 할인쿠폰 정책이다. 정부는 1700억짜리 할인쿠폰 정책'으로 외식·공연 할인 쿠폰 뿌리며 외출과 소비 독려에 나섰다. 그러나 시행 하루 반 만에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중단하게 됐다. 내수진작용 카드가 불발된 셈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들이 대면소비를 줄일 경우 우리 정부가 가장 기대감을 보였던 내수 소비가 직격탄을 맞고,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급감한 바 있다. 같은 달 서비스업 생산 역시 3.5% 급감했다.

최장 기간 장마와 겹쳐 조업일수 감소하는 점도 3·4분기 경제 지표를 짓누르고 있다. 이같은 경제 타격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최근 집중호우로 다음 달 발표될 8월 고용상황에 큰 부담 요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일하게 경기지표가 개선됐던 것은 재난지원금 보다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하면서 대면소비에 따른 부분"이라며 "유일하게 개선되던 부분에 2차 타격 요인이 있으면 경제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마나 집중호우 역시 분명히 영향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라며 "3분기 V자반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