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직접 고용 절차를 밟다 탈락한 47명이 17일자로 해고된다. 공항소방대·야생동물통제 등에 속한 요원들이다. 앞으로 1900여명 보안검색 요원도 이런 절차를 거칠 예정인데 실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고용안정을 천명했던 회사가 오히려 대량 해고를 불러오면서 관련자들의 항의는 빗발치고 있다. 실직 대상자들과 노조 조합원 30여명은 단체로 눈물의 삭발식을 치르며 "졸속 정규직 전환 중단하라"고 외쳤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당초 인천공항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에 합의한 상태였다. 그런 것이 지난 6월 갑자기 직고용 방침이 정해지면서 예정에 없던 공개경쟁시험과 해고로 이어졌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현실성 낮은 100% 정규직 전환과 일방적인 직고용 결정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바다. 현실을 감안한 정교한 고용정책 대신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보여주기식 대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일방적인 직고용은 구성원 간 갈등뿐 아니라 취업 사다리를 뺏긴 20, 30대 청년들에게 더한 좌절감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금 우리 청년실업은 심각한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자리를 포기하는 구직단념자가 지난달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이 중 절반이 20, 30대였다. 일할 의지와 능력은 있으나 일거리가 없다는 젊은이들 아우성은 쏟아지는데 제대로 된 정부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노조와 한배를 탔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노조는 일자리가 있는 노조원의 이익을 대변한다.
최대 희생양은 아예 일자리가 없는 미취업 청년들이다. 간혹 인국공 사례에서 보듯 결속력이 약한 비정규직에도 불똥이 튄다. 정부가 노조의 기득권 유지에 동참하는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일자리 왜곡은 반복해서 나타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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