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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광훈에 곧 인내의 한계" 부글…통합, 전광훈과 선긋기

민주 "전광훈에 곧 인내의 한계" 부글…통합, 전광훈과 선긋기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민주 "전광훈에 곧 인내의 한계" 부글…통합, 전광훈과 선긋기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을 맡고 있는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고 집회에 참석하는 한편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 및 은폐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를 고발 조치하고 있다. 2020.8.16/뉴스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이균진 기자 =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한 전 목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전 목사와 미래통합당을 지목하며 "방역 방해와 갈등 조장을 당장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전광훈 목사와 미래통합당은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국민 안전 지키기에 협조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인 통합당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코로나19 위기는 철저히 외면한 채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 의원이 광복절 대규모 불법집회에 참가한 데 이어, 다른 의원은 난데없이 전 서울시장 장례식을 강행한 서울시와 민주당 당 대표도 고발돼야 한다며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에서 홍문표 의원이 집회에 참석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전 목사와 통합당에 경고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정부의 방역·예방조치를 방해하는 경거망동을 당장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도대체 통합당의 주인은 누구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특정 종교인과 불법집회를 지키는 일이 더 우선이냐"며 "제 식구 감싸기를 멈추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전 목사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보석을 허가받았을 때 불법·위법 시위 집회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게 조건이었는데, 허용된 범위를 넘어서는 집회에 참가하셨기 때문에 보석의 조건을 이미 위배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이고, 심각하다"며 "그분들이 충분히 자진신고를 하고, 또 그분들과 접촉한 분들도 자진신고를 해 줘야 하는데 그게 충분치 않은 것 같다. 그것 또한 위험한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의 행동을 언제까지 용납해야 하는지 국민의 인내에 곧 한계가 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저께 (전 목사 측의) 8·15 행사를 쭉 지켜보신 분들은 다 우려하지 않을까. 최소한도의 감염병을 막기 위한 노력에 대해 정면도전하는 부분들은, 사실상 우리의 공적인 질서와 합의를 정면위반하는 것"이라며 "종교 활동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권주자들은 주말이던 전날(1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의 집회를 한 차례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검찰이 오늘 저녁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를 법원에 청구했다"며 "당연한 조치"라고 했다. 김 후보도 같은 날 "이 무슨 집단 광기란 말인가"라며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위반을 지적했다.

박주민 후보 역시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보석 조건을 어긴 전 목사는 다시 구소돼야 한다"며 "전 목사의 보석허가결정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취소돼야 한다. 법원은 피고인 전광훈에 대해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의 집회 활동을 '종교 활동'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동근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전 목사의 경우 코로나19 세균을 갖다 부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그 사회적 거리두기는 둘째치고 지금 검사조차 막고 있지 않나"라며 "이것은 종교 활동 행위가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 활동을 빙자한, 말하자면 반(反)정치 행위"라며 "관용할 문제가 아니고 국가가 엄중하게 공권력을 집행해야 할 문제이고, 국민들도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수칙을 위반하도록 부추기는 이러한 몰지각한 집단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런 사악한 자의 광설(狂說)에 아멘하는 자들이 있는 한 이런 짓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에서는 전광훈 목사 이름 석자를 언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선을 긋고 있는데, 당 내부에서는 극우 세력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 목사 등이) 진짜 이기적이다. 자기들의 삐뚤어진 신념을 위해서 공중보건에 위협을 가하는 것 아닌가"라며 "범죄가 맞다"라고 말했다.

공개발언으로는 하태경 의원만 유일하게 전 목사 구속 목소리를 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전 목사는 자신의 교회에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확인됐는데도 소속 교인들을 서울 집회에 동원했다"며 "그동안 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 국민이 힘써왔던 방역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며 "국가방역체계를 무너뜨린 전광훈 목사를 구속해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다만 "또 빌미를 준 민주당과 서울시도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과 서울시는 집회가 금지된 서울광장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규모 장례식을 강행해 전광훈 측에 집회 강행의 빌미를 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