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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경쟁력 없는 사업 과감히 정리하겠다"

채 사장, 창립 37주년 기념식서 '제2 창업' 선언 
"수소 기반 친환경 신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도매 중심 B2B서 B2C 기업으로 탈바꿈"
"과감한 M&A, 지분 투자..수소 역량 확보"
"모든 프로젝트 재검토..경쟁력 없는 사업 정리"
"공사 청렴등급 저조..너무 안타까워" 분발 당부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경쟁력 없는 사업 과감히 정리하겠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공사 창립 37주년을 맞아 "현재 유가 기준에 맞춰 모든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경쟁력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소 에너지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제2의 창업"의 각오로 혁신을 선언했다.

19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채 사장은 전날 대구 본사에서 개최한 창립 37주년 기념식에서 "가스공사를 보다 강하고 미래지향적인 회사로 만들 것이다. 전통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 벗어나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융복합 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 사장은 "우리가 추진해오던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수소 기반의 친환경 신에너지기업으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며 화석연료 기반의 자원개발기업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이후 수소 사업을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가스공사는 정부가 지정한 수소유통전담기관에 선정됐고,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융복합형 수소충전소 사업도 시작했다. 또 가스공사는 경남 김해, 대구 혁신도시 등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오는 2022년 경남 창원 및 광주시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2곳도 준공한다.

채 사장은 "수소충전소를 확충해 도매사업 중심의 B2B 기업에서 친환경 소비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B2C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그린뉴딜 비전'을 곧 발표한다. 이 비전에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및 국내 도입 등 수소 선도기업을 위한 전략이 담긴다.

채 사장은 "수소산업에서 공사의 역할을 보다 구체화할 것이다. 특히 수소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공사 기업가치에 즉각 반영되도록 질적·양적으로 수소 산업을 선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 사장은 "수소분야 핵심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으로 선진 기술을 적극 확보하겠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새로운 융복합 수익모델에 투자를 확대한다. LNG 벙커링, LNG화물차, LNG 냉열사업이 대표적이다.

가스공사는 올들어 통영기지본부에서 LNG벙커링 사업을 개시했다. 벙커링 사업을 위한 법 제도를 정비하고, 지난 7월 부산항만공사 등 5개사와 LNG 벙커링 합작회사 설립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채 사장은 "통영기지본부, 부산 신항, 제5생산기지를 기점으로 해상 수송용 천연가스 공급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벙커링선 건조 및 운영으로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NG 화물차 사업의 경우, 수소충전소 모델을 LNG 화물차용 융복합 충전소로 확장해 육상수송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NG 냉열은 냉열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BOG)를 연료전지 발전에 활용하는 혁신적인 융복합 사업이다. 채 사장은 "인천 신항과 부산 신항, 바이오, 중소기업 공동물류,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는 냉열 물류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또 가스공사는 베트남 등 해외 가스전력화(Gas to Power) 사업을 확대한다. 기존의 LNG 배관 및 액화플랜트뿐아니라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까지 통합한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략적인 해외 자원 확보에도 나선다.

채 사장은 "신규 우량자산 인수로 해외자산 가치 상승과 저렴한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해외 프로젝트 사업 재편으로 경제성을 높이겠다. 궁극적으로 천연가스 도입단가를 낮춰, 국민 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지난 6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와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아울러 해외 자산 포트폴리오 재검토는 물론, 기존 천연가스 사업 및 조달 계약 등 구조조정에도 나선다. 가스공사는 오는 2024년 만료되는 카타르, 오만과 천연가스 조달 계약에 대비해 저렴한 신규 계약 등을 추진 중이다.

채 사장은 "경제적인 가격의 천연가스를 국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의 에너지 시장 상황을 지혜롭게 활용한 저렴한 신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채 사장은 "현재 유가 수준을 기준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마케팅 경쟁력이 확보되는 사업은 더욱 키워나가고 그렇지 못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입한 LNG 개별요금제 등 고객 중심의 마케팅, 설비 운영도 약속했다.

채 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개별요금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상당한 규모의 개별요금제 계약도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별요금제를 통해 가스공사는 갑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적극적인 마케팅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채 사장은 임직원들의 윤리·청렴 노력을 주문했다.

채 사장은 "2019년 정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지표가 저조한 등급을 받은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외부 시각에서 바라본 공사의 윤리의식에 대한 지적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사장은 "개인의 일탈행위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조직 전체의 이미지 훼손과 불이익을 야기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임직원들의 각별한 윤리, 청렴의식을 당부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