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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코로나·수해 '삼중고'..김정은의 경제계획 사실상 실패 [北 김여정에 일부 위임통치]

北, 내년 1월 당대회 소집
새로운 경제전략 내놓을듯

대북제재·코로나·수해 '삼중고'..김정은의 경제계획 사실상 실패 [北 김여정에 일부 위임통치]
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북한 경제가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로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관측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9일 당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힌 내용에서 일부 제기됐다.

북한은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 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전원회의 연설에서 "올해 여러 측면에서 예상치 못했던 불가피한 도전에 직면한 주·객관적 환경"을 강조했다.

우선, 대북제재 장기화가 북한 경제를 휘청이게 만든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북한 관계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대북제재 수위를 끌어올렸다. 수출입이 꽉 막힌 북한의 경제위기가 시작된 셈이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북한의 경제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올 상반기 북한과 중국 간 무역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북한-중국 무역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과 중국 간 무역액은 4억12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7%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72.3% 감소한 2900만달러, 수입은 66.5% 감소한 3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지난 3~4월 북·중 무역 증감률은 각각 마이너스(-)91.3%, -90%를 기록했다. 이후 국경무역이 일부 재개되면서 5월 -76.9%, 6월 -57.1%로 감소폭을 줄였다.

북한의 대중국 수입 전반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식자재와 의료용품 등 일부 품목의 수입비중은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식용유 수입비중은 16.5%로 지난해의 2.9배, 밀가루는 9.1%로 3.3배, 설탕은 5.2%로 2.8배, 의료용품은 3.9%로 2.5배 증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이들 제품 수입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북한의 수출이 급감하고 외화가 부족해지자 식자재·의료용품 등 필수재를 우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주요 대중국 수출품은 시계, 전기에너지, 페로실리콘, 가발, 텅스텐 등이다. 10대 수출품 가운데 전기에너지(-4.7%)·인조흑연(-1.7%)·잉곳(-36%)·황산칼륨(-17%)을 제외하고 모든 수출이 70~80% 감소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5월부터 북·중 무역이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하반기까지 지속된다면 북한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와의 무역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북한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중국과 교류도 여의치 않아 경제성장 목표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최근 긴 장마에 따른 수해는 북한 경제위기에 결정타를 날렸다.
북한도 긴 장마 영향으로 대동강과 청천강, 예성강 유역에 큰물(홍수) 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등 초비상에 걸렸다. 집중호우까지 덮치면서 농경지와 주택에 적잖은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상황이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우리나라 중부로 이동해온 장마전선에 의해 전반적 지역에서 연일 비가 내리고 있고 점차 약화되는 태풍4호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호우 피해를 우려하는 보도를 낸 바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