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이상설도 재부상
국정원은 "전혀 문제 없다"
아들 아직 어려 권력승계 먼 일
'백두혈통' 김여정 권위 높아져
당 전원회의 주재하는 김정은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친오빠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력을 조금씩 이양받고 있다고 국정원이 20일 북한 권력지형 변화를 공개하면서 안팎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이 같은 내용에 따르면 북한 권력은 아직 후계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백두혈통'으로서 김 제1부부장의 권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권력이양 주장을 놓고 원인에 대한 해석만 분분한 상황이다.
■재부각되는 김정은 건강이상설
김정은 건강이상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4월 '김정은 유고설'이 나오면서 대한민국은 물론 주변국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구체적 내용을 담은 보도가 퍼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건강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강이상설과 유고설은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다.
그러나 현재도 김 위원장의 건강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약 170㎝의 키에 몸무게는 140㎏에 달해 대사증후군 등 각종 성인병에 노출됐다고 한다. 또 폭식과 폭음으로 매년 몸무게가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이상설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김 위원장이 겉보기에도 건강해 보이지 않은 탓이 컸다.
이날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부인했다. 정보위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이상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1인 독재 체제가 공고한 북한에서 일부나마 제한적으로 권력이양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보가 차단된 북한 내부의 정황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여정 후계자 가능성은
지난 4월 김 위원장 유고설 당시 그가 지병으로 사망했고, 백두혈통으로서 김 제1부부장이 북한 권력의 정점에 섰다는 설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이 설(說)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0세 전후로 권력을 승계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남성 중심적인 북한 사회에서 여성인 김 제1부부장이 후계가 될 수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백두혈통' 중 당장 후계가 될 만한 인물은 김 제1부부장 외에는 없다.
최근 김 제1부부장의 권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불거진 대남 전단(삐라) 사태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가시 돋친 대남비방을 하며 대남정책을 담당한 듯한 모습을 보였고, 그가 경고한 그대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6월 16일 폭파됐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정은의 아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리스크 요인이 생기면 일단 핏줄인 여동생에게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한참 뒤는 몰라도 현 시점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후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지금은 책임을 분산시켜 김 제1부부장을 대안으로 쓰는 것이지 후계자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면서 "군사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없는 김 제1부부장이 아무리 백두혈통이라고 해도 북한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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