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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1차 무역합의 이행 재확인...中 약속 마무리 숙제(종합)

- 지난 15일 연기됐던 1단계 무역합의 이행상황 점검 회의 재개
- 美 싱크탱크, 6월 기준 중국 수입 규모는 47% 수준 

美中 1차 무역합의 이행 재확인...中 약속 마무리 숙제(종합)
지난해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왼쪽부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재차 확인했다. 이로써 1단계 무역합의 파기 논란은 당분간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은 약속을 마무리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류허 중국 부총리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갖고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의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매체는 양측 대표들이 통화에서 거시경제 정책 협조 강화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등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이행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과 분위기 조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는 지난 15일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돌연 연기됐다. 여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 뒤 “지금은 중국과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1단계 무역합의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양측 무역협상 대표단의 통화로 1단계 무역합의 파기는 당분간 수면 아래에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 무역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주요 경제 업적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은 약속 이행의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과 약 2년간 무역전쟁을 벌였던 중국은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에서 향후 2년간 미국 제품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약 237조9000억원) 늘린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행 수준은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중국이 6월까지 수입한 미국산 제품 규모가 333억달러로 올해 목표치의 47%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심이 몰려 있는 농산물과 에너지제품의 경우 중국 수입액이 각각 9.3%(1·분기 기준)와 8%(1~5월)에 그쳤다.

게다가 중국 내의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나섰으나 나머지 목표치를 하반기에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남아있고 중국은 남부지역 홍수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입었다. 올해 중국의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다.

양국은 올해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합의서에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하도록 규정돼 있다.

1단계 무역합의 파기 논란이 다시 재점화될 여지도 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면 중국이 ‘파기’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초 중국 정부의 고문을 인용, “1단계 무역 합의의 존속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행동에도 달려 있다”며 “만일 현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 원한다면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죽이도록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도 1단계 무역합의 흔들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는 실패하고 있다. 모호하고 약하며 반복되는 중국의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