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aT '언택트 마케팅'으로 K-푸드 수출길 열었다
중화권·아세안·일본·미주 등
4개월간 온라인 수출상담회
3042만달러 달하는 실적 거둬
파워 인플루언서·SNS 1인마켓
현지 온라인 쇼핑몰·배달앱 등
다양한 비대면 판로 개척해
코로나19 탓에 수출길이 막혀 발만 동동 구르던 국내 농식품 수출기업들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으로 판로를 되찾았다. 농식품부와 aT는 국제식품박람회와 로드쇼 등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자, 발 빠르게 온라인·모바일 수출상담회로 전환했고 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넘어 배달앱 연계 판촉, 파워 인플루언서 연계 온라인 마케팅, SNS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언택트' 상담실적 3042만달러
25일 농식품부와 aT에 따르면 지난 4~7월까지 aT가 중화권·아세안·일본·신북방·미주지역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통한 상담건수는 모두 607건(3042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지난 7월 1~3일까지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 6개국 해외 바이어 7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선 모두 2290만6340달러 규모의 186건의 상담이 이뤄지는 등 '대박'을 쳤다.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만 해도 150만9540달러(38건)이다.
aT는 지난 2월 모스크바와 두바이에서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일상을 바꿨다. 국경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수출기업들은 기존 업체와의 거래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농식품부와 aT는 민첩하게 '뉴 노멀'을 실행에 옮겼다. 온라인 기반으로 수출상담회를 진행키로 한 것.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4~5월 중국 베이징, 상하이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상담회는 각각 140건(409만달러), 116건(104만달러)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 큰 기대가 없던 국내 수출기업들도 직접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경험한 후 태도가 바뀌었다. 1000달러 정도 계약을 예상했던 국내 A사가 당초 예상의 20배에 달하는 2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aT가 애를 많이 썼다. 신규시장개척을 위해 현지에 파견한 aT 파일럿 직원들이 발로 뛰어 상담회에 참가할 바이어들을 발굴했다. 통역 서비스뿐만 아니라, 상담 전 우리 수출상품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웹 상세페이지로 소개하고, 샘플을 전달해 비대면 상담회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최소화했다. 농식품부와 aT는 오는 10~11월에도 기존 BKF와 K-푸드 페어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
'그랩'타고 달리는 한국산 사과와 배
농식품부와 aT의 '언택트 마케팅'은 갈수록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시작은 온라인 수출상담회였지만, 파워인플루언서, SNS 1인마켓 등 세포마켓 연계 판촉마케팅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5월 aT는 중국 대표 왕홍(인터넷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파는 유튜버)인 '리자치'의 모바일 생방송을 통한 유자차 판촉에 나섰고, 방송개시 1분여 만에 6억원 가량의 한국 유자차 5만2173병이 모두 팔렸다. 파급력은 방송 이후까지 이어져 해당 유자차 온라인몰 판매액은 한 달 만에 1333%가 증가하기도 했다. 6월에는 중국 생방송 중계 1위 채널인 이즈보에서 인기 왕홍이 유자비빔면과 라면볶음밥 등 간편하면서도 재밌게 요리할 수 있는 요리법을 'SNS 라이브 쿠킹쇼'를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1억4000만명이 시청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선 한국산 배와 사과, 포도, 참외 등이 동남아 최대 모바일 플랫폼인 그랩을 통해 배달되고 있다. aT는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말레이시아는 최근 비대면 식품구입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지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앱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 과실류 수출은 5월 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60.8% 상승한 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배는 전년 대비 5배, 사과는 4.5배, 포도는 2.5배 이상 크게 늘었다. 러시아에선 지난 6~7월 온라인 배달시스템 폭증에 발 맞춰 음식배달 시 현지에서 인기몰이 중인 밀키스, 캔커피, 알로에음료와 같은 한국 음료를 증정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밖에 몽골은 다채널 비대면 연계 배·사과 등 판매로 신선농식품 수출 전년비 23% 상승했고, 카자흐스탄 역시 식품 배달플랫폼 1위 입점 판매채널을 구축, 인풀루언서 연계 홍보에 나선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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