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7년 8월 28일(현지시간) 촬영된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의 텍사스주 뷰몬트 폴리에틸렌 공장 전경. 엑손은 한때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이었지만 거듭된 전략 착오와 기후위기에 따른 석유산업 위축 속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의 부침이 주목받고 있다. 석유산업의 쇠퇴, 전기차의 부상에 따른 미 자동차 빅3의 퇴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엑손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에서 탈락하고, 그 자리를 고객관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인 세일즈포스 닷컴에 내줬다.
CNN비즈니스는 25일 엑손은 한동안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군림했다면서 가장 최근에는 2013년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2014년 중반에는 시총이 446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총이 최고치 대비 2670억달러 빠졌다. 25일 현재 시총이 172억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이은 전략실패가 엑손의 몰락 속도를 높였다. 천연가스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천연가스 투자를 결정했고, 셰일 붐에도 막판에야 합류했다.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배당을 높인다는 믿음도 이제는 점차 의심을 받고 있다.
기후위기 고조 속에 엑손은 사생아가 돼버렸다고 CNN비즈니스는 지적했다.
정점은 다우지수 퇴출이다.
92년 동안 다우지수에 포진해 있었지만 애플이 1대4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유탄을 맞아 지수에서 쫓겨났다.
엑손이 쫓겨나면서 엑손 경쟁자이자 후발주지안 셰브론만이 다우지수에 남아 에너지업체의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CFRA 리서치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스튜어트 글리크먼은 "이는 매우 상징적"이라며 "이는 에너지 부문이 이전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상황ㅇ이 됐다는 자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소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2008년만 해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16% 비중을 차지했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호가하던 시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중이 2.5%에 불과하다.
미 경제 흐름이 에너지에서 기술업종으로 바뀐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술 업체들이 S&P500 지수를 좌우한다.
엑손의 퇴조는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부상으로도 재확인된다.
투자자들이 기후위기를 우려해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태양력·풍력·테슬라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엑손은 화석연료 산업의 대표주자로 각인돼 있다.
유럽 경쟁사들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토탈 등이 적극적으로 재생가능 에너지에 투자하고,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모를 과감하게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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