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직원 2명 확진 비상
투숙객과 ‘야간 파티’…자치경찰, 대대적 단속 돌입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가운데 오른쪽)과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28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터질 게 터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4일 수도권을 다녀온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농어촌민박) 운영자 A씨(제주 36번 확진자)와 A씨와 접촉한 해당 게스트하우스 직원 B씨(제주 37번 확진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밤사이 제주 36·37번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농어촌민박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술을 팔 수 없다. 게스트하우스 파티는 사실상 꼼수 영업인 셈이다.
제주도 자치경찰단도 게스트하우스 등지에서의 불법 야간파티 행위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계도 단속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4일 오전 9시40분쯤 에어부산 BX8026편을 타고 김포를 통해 수도권 지역에서 지인 3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후 25일 오전 9시2분 김포발 대한항공 KE 1213편으로 제주로 돌아왔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26~48분 서귀포시 남원읍 ‘은빌레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했다.
A씨는 특히 이날 오후 8시~11시 자신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원·투숙객과 식사를 겸해 야간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도 방역당국은 야간 파티 당시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파티는 다음날인 26일 오후 8시~8시40분 사이에도 열렸다. 당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원·투숙객과 함께 파티를 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게스트하우스 야간파티 직후, 제주시로 이동해 당일 오후 10시5분부터 오후 10시 50분까지 직원 2명과 투숙객 2명 등 총 4명과 제주시 이도2동 ‘정대’ 음식점에서 식사했고, 이어 26일 오후 11시16분부터 오후 11시58분까지 제주시 이도2동 ‘구피풋’ 음식점에서 식사했다.
■ 제주 36번 확진자 이동경로 ▷ 환자 진술, CCTV 기록, 카드 사용내역 수신 메시지 등으로 이동경로 확인 ▷ 추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이동경로 및 접촉자 대상은 변경될 수 있음. [자료=제주도 제공]
도 방역당국은 A씨가 자신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야간 파티를 열기 전인 지난 24일 수도권을 방문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도 방역당국은 A씨와 밀접 접촉이 이뤄진 A씨 어머니와 게스트하우스 직원 2명 등 총 3명은 이날 오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다른 직원 B씨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B씨는 도내 37번 확진자다.
B씨는 A씨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근무하면서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A씨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지난 25일 오후와 26일 오후, 27일 오후 3일간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객들과 함께 야간파티에 참여했다. A씨도 야간파티가 열린 3일 중 25일과 26일에 함께 했다.
도 방역당국은 A씨가 참석한 25일과 26일 양일간 투숙객 14명이 야간 파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총 3일간의 야간 파티에 20명 안팎의 인원이 파티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제주도내 농어촌민박시설은 4525개소(제주시 2953개소·서귀포시 157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이처럼 투숙객들이 모여 무분별한 음주 파티를 즐기는 일명 ‘게하(게스트하우스) 파티’를 운영해 방역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한편 도 방역당국은 현재 A씨의 밀접 접촉자로 총 27명을 분류해 코로나 검사를 진행 중이며, A씨와 관련한 세부 동선과 접촉자 정보가 추가 확인되는 대로, 재난안전문자·홈페이지·SNS를 통해 공개하고, 방역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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