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이사회 구성원 다양성 확보"
"지배구조 개선해 오너 리스크 해소해야"
"기업 배당 성향 높여야 코스피 3000 가능"
"국회 논의 과정서 집중투표제 보완할 것"
3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상법 개정안에 "집중투표제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 집중투표제까지 보완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추진한 상법 개정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방안으로, 176석 집권여당이 '경제 민주화',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추진한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이 골자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 이사가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상장회사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특수관계인 등을 포함해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상법 개정안, "이사회 다양성 확보 목표"
30일 박 의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의 핵심 취지는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상장기업과 대기업 대부분은 상당히 큰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다"면서 "재벌 대기업의 경우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장악한 대주주가 일방적 의사결정을 하고, 이사회는 어떤 비판이나 문제제기도 못한 채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속에서 잘못된 경영판단이 가져오는 손해는 회사와 주주, 노동자에게 돌아간다"면서 "상법 개정안을 통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토론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성향 높여야 '코스피 3000' 가능"
박 의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배당성향 강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과잉대표'된 대주주, 재벌 오너의 의사결정 권한이 한국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주주는 1주가 1표다. 본인 능력으로 다른 주주의 지지를 얻거나 절대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순환출자 등의 방식으로 의결권을 장악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면서 "한국경제가 저평가된 이유 중 재벌총수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이 저평가 된 이유로 '상장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을 언급하며 "기업 오너들이 낮은 지분으로 회사를 장악하고 있어 배당 성향은 낮고 일감 몰아주기, 편법경영은 계속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법 개정안으로 '기업운영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투자 안정성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상법 개정안을 '코스피 3000법'이라고 부른다"며 "코스피 3000을 만들려면 한국경제 리스크를 제어하고 배당을 통한 투자자 이익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3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경제의 '오너 리스크'를 지적하며 상법 개정안을 통한 배당성향 강화, 민주적 기업경영을 강조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경영 축소? '오너'의 주장일 뿐"
재계와 야권 일각에서 비판하는 '기업경영 축소' 우려에 대해선 "기업이 아니라 특정 오너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몸이 아픈 환자에게 의사가 약도 주고 운동도 처방하면 환자는 귀찮아 진다"면서 "의사처방을 거부하면 환자는 나을 수 없다. 기업지배구조 개선도 오너 일가가 귀찮아진다고 거부하거나 기업 이익으로 둔갑시켜선 안된다"고 말했다.
국제투기 자본의 경영권 탈취 우려에 대해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봐도 경영권을 탈취 당한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엘리엇', 'KT&G-칼 아이칸', 'SK-소버린' 사례를 봤을 때도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 향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SK는 오히려 지배구조가 더 안정화됐고 KT&G도 주주 배당 성향이 가장 좋은 회사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도 배당성향이 좋아져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기업경영과 자본시장의 합리성에 자극이 된 것"이라며 "결과를 놓고 볼때 민족적 감정으로 상황을 파악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 안에 집중투표제 보완할 것"
코로나19 사태 등 기업구조개혁의 시기를 문제삼는 비판에 대해선 "월드컵 때도 나온 이야기고 남북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나오던 이야기"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상법 개정안을 국민이 승인한 것은 2012년 대선에서 부터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기업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경제에도 더 좋다"고 강조했다.
향후 상법 개정안 처리 계획에 대해선 '집중투표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도 집중투표제를 약속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약속했었다"면서 "국무회의 의결안을 보면 이 내용이 빠져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반드시 보완해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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