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KB금융 차기 회장 선정
윤종규 3연임 유력
이동걸 회장, 진옥동·허인 행장 거취도 관심
코로나 속 실적·위기관리 전례없이 중요
[파이낸셜뉴스]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등 금융권 수장들의 하반기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실적 및 위기 관리 등이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권 수장들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여겨진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인선 과정에 돌입한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김 전 부회장은 외부 인사이고, 윤 회장을 비롯해 이 사장, 허 행장은 그룹 내부 출신이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가까웠던 김 전 부회장이 KB금융 회장에 도전한 점이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KB금융 회장직을 맡고 있는 윤 회장은 이번이 3연임 도전이다. 윤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매분기 좋은 실적을 냈고, 올 2·4분기엔 코로나19에도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리딩 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또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등 윤 회장이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했다는 등의 양호한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변이 없는 한 윤 회장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금융 회추위는 다음달 16일 4명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회추위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산은의 역할 증대 및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산적한 현안을 감안할 때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산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연속성을 갖추고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대내외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해 9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고,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내년 4월 임기가 끝난다.
은행장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올 하반기에 이동빈(10월) 수협은행장, 허인(11월) 국민은행장, 진옥동(12월) 신한은행장, 김태오(12월) 대구은행장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권에선 이전까지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점은 이들의 연임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 등과 맞물린 은행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아울러 진 행장의 경우 최근 불거진 라임 등 사모펀드와 관련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리딩뱅크 수성과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리지 않았던 허인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고,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도가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진다"면서 "반면, 진옥동 행장은 사모펀드발 위기를 잘 관리 및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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