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법개정안
박용진 민주당 의원
이사회 다양화땐 기업에도 이익
투기자본 위협도 근거없는 주장
윤창현 통합당 의원
코로나도 힘든데 기업 어렵게 해
법안심사서 경제계 입장 반영할 것
'공정경제 3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비롯, 공정경제 기반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재계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한 채 자동폐기됐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선 거대여당이 포진해 있어 분위기가 다르다. 집권여당은 21대 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 처리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 차단 등 총수 일가 견제라는 의견과 달리 지배구조에 대한 과도한 규제, 기업 간 거래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발도 여전하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3회에 걸쳐 해당 법안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등 기업 지배구조 개편안이 담긴 상법개정안은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집권 여당과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와 민주당의 총선공약에 담을 만큼 오랜 기간 입법화를 추진해온 숙원 법안으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는 야당을 넘지 못하고 입법화에 실패했지만, 이번엔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로 입법 예고를 한 상태다. 하지만 소송 남발, 경영권 위협 등 기업들의 경영부담 등을 내세운 야당과 재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이낸셜뉴스는 30일 여야 경제·금융전문가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미래통합당 윤창현 의원을 만나 상법개정안 시행에 따른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상법개정안 어떻게 평가하나.
▲박용진 의원=우리나라 상장기업 대부분이 오너리스크가 상당히 크다. 특히 재벌 대기업의 경우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장악하고, 대주주가 이사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면서도 누구도 잘못된 판단이나 선택에 문제 제기를 하거나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상법개정안을 통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만들고, 다양한 토론과 이견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투자자 보호이자 기업 이익을 지키는 중요한 일이다.
▲윤창현 의원=반재벌 정서에 편성한 갈라치기다. 지지층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 외엔 도저히 경제적으로 설명이 안된다. 예컨대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3% 제한 조항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의사결정을 힘들게 만드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개정안 하나하나를 뜯어봐도 그렇고, 전체적 흐름에서도 회의감이 든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꼭 상법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박 의원=이미 너무 늦었다. 상법개정안을 국민이 승인한 것이 2012년 대선부터다. 벌써 8년이나 됐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 너무 낡은 논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라 대응할 생각도 없다.
▲윤 의원=정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지배구조 관련한 개혁은 경기가 좋을 때 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기업 살리기 정책이 화두인데, 기업들을 어렵게 하면 안된다.
―재계는 기업 경영활동이 제약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 의원=기업 입장이 아니라 기업을 자기 마음대로 운영하는 특정한 오너들 입장이다. 의사 처방을 거부한 환자가 나을 수는 없다. 약도 먹고, 운동도 하라니 오너들은 귀찮을 거다. 하지만 다 기업을 위한 것이고 투자자를 위한 일이다. 국제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탈취 주장도 나오는데, 과거에도 그런 사례는 없다. 오히려 기업 경영과 자본시장의 합리성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윤 의원=충분히 예측가능한 우려이고 오래된 문제다.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지, 이 어려운 시기에 해야 하는지 보면 문제가 있다.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
―법안 통과 여부는 어떻게 보나.
▲박 의원=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보완해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윤 의원=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도 하고 타이밍 지적도 하겠다. 법안 심사과정에서 최대한 경제계 입장을 반영하겠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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