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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충주·음성 비 피해 한달…"쓰레기도 못 치우고, 집에도 못 돌아가"

[르포]충주·음성 비 피해 한달…"쓰레기도 못 치우고, 집에도 못 돌아가"
충북 음성군에 지난 1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감곡면 주천저수지가 범람해 일대 인삼밭에 큰 피해를 줬다. 사진은 감곡면 주천리 인삼밭 비 피해 현장. 2020.8.7/© 뉴스1


[르포]충주·음성 비 피해 한달…"쓰레기도 못 치우고, 집에도 못 돌아가"
지난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엄정면 비석마을에 산사태로 휩쓸려온 토사물이 쌓여 있다. 2020.8.3/뉴스1 © News1 윤원진 기자

(충주·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코로나 확산 때문에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데 날씨까지 더워 아직 쓰레기를 다 치우지 못하고 있어요."

31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주천리에서 인삼 농사를 짓다 한 달 전 비 피해를 본 A씨는 정부가 쓰레기 치우는 비용만이라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A씨 인삼밭은 인근 주천저수지가 범람하면서 저수지로 유입한 쓰레기가 밭으로 들이닥쳐 밭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봤다. 피해 면적은 1만2000㎡에 이른다.

쓰레기는 나무, 스티로폼, 타이어 등을 비롯해 냉장고까지 떠밀려 왔다.

A씨는 비가 그치자 면사무소의 도움이나 개인적으로 장비를 동원해 쓰레기를 인삼밭 한쪽에 쌓아 둔 상태다.

산사태 피해를 본 충주시 엄정면 비석마을 B씨는 한 달째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B씨 2층 주택은 산에서 떠밀려온 바위와 토사에 1층이 매몰되고 2층 벽체가 손상을 입었다.

토사 등은 어느 정도 치윘는데, 남은 잔해 정리와 소독 등의 작업이 남아있어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자연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택 피해가 반파가 아닌 침수로 나와 200만원 받은 게 전부"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충주와 음성은 이달 1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957여억원, 320여억원의 피해가 나 정부 자연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수해 발생 2주 안에 도로, 하천, 산사태 등 응급복구는 완료했지만, 항구적 복구는 재난지원금이 나와야 할 수 있다.


충주 등 자연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자치단체는 주택 등 사유시설에 대한 지원금을 예비비로 선지급한 상태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 비용과 주택 파손도 책정 등이 논란이어서 향후 지원 규정을 더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씨는 "요즘 코로나19 재확산에 무더위까지 겹친 어려운 상황에 너무 독촉하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수재민 입장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