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3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전공의단체 진료 거부 관련 브리핑를 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정부는 의료계가 요구한 대로 9월1일로 예정된 의사국가시험(국시)을 일주일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단체를 향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논의하자고 재차 손을 뻗었다. 정부는 의료계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전공의 무기한 파업을 해결하려는 모양새다.
31일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전공의에게 대화할 뜻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정부는 전공의가 파업중단 조건으로 요구하는 ‘정책 철회’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시를 의료계 뜻대로 연기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전공의단체 진료 거부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의료계에 수차례에 걸쳐 양보안을 제시했다. 최종적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때까지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이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며 “오늘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를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것을 말씀했다”고 했다.
정부는 의사국가시험을 9월8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의료계가 요구하던 국시 연기 요청을 받아들였다. 의사는 국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국시에 합격해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법적 자격을 획득하고 진료할 수 있다.
김 차관은 “정부는 전공의단체의 집단 진료거부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이사장, 국립·사립대 병원장, 교수협의회장 등과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 의료계 원로들께서 9월1일 시행하기로 한 국시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건의를 수용해 국시를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의대생에게) 국시 취소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다수 학생들의 미래가 불필요하게 훼손되는 부작용이 우려됐다”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향후 병원의 진료역량과 국민 의료이용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했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의료계 원로 제안도 함께 고려했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공의는 정부가 정책 철회를 명문화하지 않는 것을 협상 타결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전공의는 철회나 원점에서 재검토라는 용어를 쓰는 데 있어 그간 논의가 진행됐던 다른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해야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는 최대한 (의료계) 요구를 수용하고자 하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공의 고발에 반발해 9월7일 무기한 3차 파업을 예고했다.
산하 단체는 이같은 결정에 무기한 파업을 유지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전임의비상대책위원회는 무기한 파업을 계속한다. 정책 철회 시 파업을 중단하고 진료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