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커피숍도 프랜차이즈면
포장판매만 가능해 업주 불만
제과점은 영업제한 규제안해
'턱스크' 손님들로 인산인해
'2.5단계 거리두기'가 시작된 31일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직장인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31일 오후 여의도 소재 한 프랜차이즈 빵집 내 손님들이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문희 기자
"아니, 저기는 안되고 여기는 된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된 둘째날이자 주중 첫날인 8월 31일. 점심시간이 되자 여의도 일대 커피숍들은 평소처럼 음료 제조에 여념이 없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를 한 켠으로 밀어두거나 치워 휑한 모습이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음료가 제조되는 동안 계산대 옆에 비치된 방문자 리스트를 작성했다.
■ "동네커피숍 일뿐인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을 분류해 2.5단계를 적용한 방역수칙을 준수토록 했다.
이날 커피숍을 찾은 여의도 직장인들은 포장만 가능한 정부 지침에 크게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불만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다만 "길 건너편 저 작은 커피숍은 매장에서 먹으면 안되고, 여기(프랜차이즈 빵집)는 된다는 게 이상하다"며 반문했다.
이날 여의도 일대 커피숍 대부분이 포장 판매만 가능해 썰렁했던 반면 모 기업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에는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3시까지 매장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들 프랜차이즈형 빵집은 카페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제과점으로 등록돼 이번 영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탓이다.
이를 두고 일부 커피숍 업주들은 매장 규모와 상관없이 프랜차이즈형 매장 여부만으로 영업제한 규정을 적용한 데 불만을 터뜨렸다.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 소규모 커피숍을 운영하는 주인 A씨는 "말도 안되는, 대책없는 규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라고 하더라도 이 주변만해도 보면 동네 커피숍으로 작은 규모인데, 이렇게 빗장 걸어 잠그게 하면 어떻게 하냐"며 "빵집에서는 비말이 안튀겠나, 명절도 없이 열심히 일했는데, 일관성 없는 정책에 너무 힘 빠진다"며 호소했다.
■ 빵집에선 '턱스크' 즐비
이날 영업제한 규제를 받지 않는 프랜차이즈형 빵집 등에는 커피숍 이용에 제한을 받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 손님 중 일부는 턱에 마스크를 걸친 이른바 '턱스크'를 하고 한참 동안 담소를 나누거나,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실내에서 손님들이 식품과 음료를 섭취하는 공간이라면 프랜차이즈 여부를 떠나 일관된 방역수칙을 적용해야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 22일 맥도날드 서울역점 직원과 스타벅스 서울역동자동점 직원 각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방역 조치를 했다. 그러나 이번 영업제한 규정에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은 제외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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