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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성착취 영상 브랜드화하려 했다"

'박사방' 조주빈 "성착취 영상 브랜드화하려 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뉴시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공범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성착취 영상을 일종의 브랜드화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또 "범죄자 입장이지만 소신껏 말하자면, 상식이 색안경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밝혔다.

조주빈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열린 닉네임 '김승민' 한모씨(27)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및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 속행 공판에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그동안 조주빈은 본인 사건을 포함해 '박사방' 관련 재판에서 여러 차례 증인으로 나왔지만, 모두 비공개로 진행돼 증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증인신문이 공개 재판으로 열려 조주빈의 증언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조주빈은 지난해 8월부터 박사방을 운영했으며, 닉네임이 박사인 이유는 박사방에서 '방'을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에 가담한 이유에 대해서는 "돈이 필요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제 박사방에서 엄청난 성착취 영상이 있던 것과 잔인한 범행을 반복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검찰이 '왜 계속 못 멈췄나'고 묻자 조주빈은 "당시 제어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이 '자신을 40대에 교도소 생활을 했고, 발목을 잘렸다고 한 것 맞나'고 하자 조주빈은 "그렇다"고 했다. 신분을 숨긴 이유에 대해 조주빈은 "신분을 숨기지 않고 범죄를 저지를 수 없어서 그랬다"고 답했다.

다만 조주빈은 '박사'라는 이미지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복종시킨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주빈은 "텔레그램이 익명에 숨어있는데 (피해자들이) 박사를 무서워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왜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들고 찍게 했나'고 하자 조주빈은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왜 표시를 하려고 했나'고 묻자 조주빈은 "어리석게도 제가 검거되지 않을거라고 자신하고 있었다"며 "돈을 벌 목적으로 제가 어떤 음란물에 대해 브랜드화할 요량으로 있었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검거되지 않을 것이란 근거는 없었으며, 성착취 영상을 일종의 브랜드화 할 것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이 '성착취 유포 범행을 장난이나 사업 아이템처럼 한거 맞나'고 하자 조주빈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박사방 운영을 맡긴 이유에 대해 "제가 24시간 상주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관리를 맡아주면 수월했다"면서 "저 혼자 하는 것보다 편했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 사건 공범에 대해 "'부따' 강훈과 남경읍 등 4명 정도가 가장 기억에 난다"고 말했다. 다른 인물에 대해서는 "공범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고, 애착을 가진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오프라인 성착취 경위를 설명하던 중 조주빈은 "범죄자 입장이지만 소신껏 말하자면, 저는 상식이 색안경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태평양' 이모씨는 피해자보다 어린데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걸로 보인다"고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