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 동서로에선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높이 5m의 철구조물이 쓰러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초속 35.7m를 기록한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마이삭은 3일 오전 2시20분께 부산에 상륙했다. 이날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원전 4기가 가동중단되고, 사망자도 발생하는 등 112 신고건수 1051건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3일 새벽 고리원전 3·4호기(가압경수로형·95만㎾급)와 신고리원전 1·2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급)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들 원전은 강풍으로 발전소 밖 전력계통에 이상이 생겨 자동정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전은 현재 외부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사하구 장림동의 한 50대 여성은 오전 1시35분께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바르다 유리가 깨지면서 왼쪽 손목과 오른쪽 팔뚝 등을 다쳐 병원에 이송됐으나 30여분 뒤 숨졌다. 서구 암남동에선 2일 오후 11시5분께 50대 남성이 깨진 유리창에 발등과 뒤꿈치가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오전 2시59분께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깨진 유리창에 팔과 다리를 다친 60대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운대구에서는 미포선착장 방파제에 50대 남성이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왼쪽 다리가 골절되기도 했다. 또 편의점의 흔들리던 시설을 고정하는 것을 도우려던 60대 남성이 시설물이 쓰러지며 기절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도 있었다. 오전 1시5분 영도구 영도구청 앞 도로에서 인터넷쇼핑몰 배달차량이, 1시40분께는 기장군 한 도로에서 포터가 전도됐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인명피해는 사망 1건, 중상 1건, 경상 13건 등 총 15건이 신고됐다.
시설물 파손도 잇따랐다. 사하구에서는 오전 2시30분께 YK스틸 앞 삼거리 신호등이 강풍에 파손됐고, 구평동 아파트 공사현장 크레인 1대가 쓰러졌다.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제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져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정전은 부산 전 지역에서 속출했다. 한국전력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전체 4만4363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은 긴급복구 작업에 나섰다.
거가대교를 비롯해 광안대교,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을숙도대교(컨테이너 통제), 서면 메디컬스트리트 굴다리 등도 통행이 차단됐다. 해상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이번 태풍 마이삭은 부산에서 기상관측 이래 7번째로 강한 초속 35.7m의 강풍을 기록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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